전국 아파트값이 매주 낙폭을 키우며 역대 최대 하락을 경신하는 가운데 위례, 광교, 검단 등 이른바 수도권 2기 신도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59㎡는 지난 5일 11억3000만원(10층)에 팔렸다. 지난해 9월 최고가 14억6000만원(7층)과 비교해 3억3000만원이나 낮은 가격이다.
2기 신도시는 2003년 당시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으로 경기 김포(한강)·화성·동탄·평택, 성남 판교, 인천 검단 등 수도권 12곳과 충남 천안·아산, 대전 서구·유성 등의 충청권 12곳을 말한다. 각종 개발 호재와 높은 주거 편의성으로 2020년에 정점을 찍으며 최근 2~3년간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기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심각한 교통난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37곳의 집중관리지구에 이들 2기 신도시가 대거 포함됐을 정도다.
물량이 폭발하고 있는 검단 지역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로또 당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최근 검단의 30평대 아파트 분양권은 8억원대에서 4억원대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실제 파라곤포타닉파크 전용 84㎡ 분양권은 4억3000~4억6000만원, 대광로제비앙센트럴포레는 3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단의 경우 아직 개발 초기라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공급과잉이 주된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전국적인 ‘거래 절벽’이다. 부동산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에서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던 2기 신도시의 하락세가 더 가파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처럼 재건축 호재도 없고, 현재 조성 중인 3기 신도시에 비해 대체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 국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