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주춤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BA.5 변이에 대응하는 화이자 백신을 긴급사용승인했다.
식약처는 질병관리청이 요청한 한국화이자제약의 코로나19 BA.4, BA.5 대응 백신 '코미나티2주 0.1㎎/㎖(토지나메란·팜토지나메란)'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오미크론 BA.1에 대응하는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지난달부터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하위 변이인 BA.5에 대응하는 백신이 허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긴급사용승인이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을 때 식약처장이 제조·수입자에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 제품을 제조·수입하게 해 공급하게 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된 제품은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베클루리주(렘데시비르) 등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한풀 꺾인 것이 이번 승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140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0일보다 2065명 늘었다.
정기석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현재 감소세가 멈춰 정체기에 머무는 시기”라며 “앞으로 면역 저하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행도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력이 4개월, 감염에 의한 면역력이 6개월가량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지난 6월 전 코로나19 감염자, 지난 8월 전 백신 접종자 중 고령층을 포함한 감염 취약계층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정 위원장은 말했다.
이 백신은 해외에서도 긴급사용승인과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8월 31일 긴급사용이 승인됐고, 유럽에서는 지난달 12일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스라엘에서도 지난달 8일 정식 허가를 결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 긴급 사용이 승인된 백신 품질이 확보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사용 과정에서 부작용 정보 수집 등 안전한 사용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