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합원 대출·판관비 늘린 상호금융…"조합원 보호 취지 무색"

2022-10-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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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사건 등 "본연 역할 못한다" 비판

건전성도 악화…조합원 혜택 '어디로'

 

일선 상호금융기관들이 ‘조합원 보호’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비조합원 중심의 대출 취급량 확대는 물론, 판관비(판매 및 관리비)를 큰 폭으로 늘려 조합원 혜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밖에도 끊이지 않는 횡령 사건과 부실 대출 우려 등으로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의 올 상반기 말 총대출 합산액은 478조6951억원에 집계됐다. 이 중 비조합원 대출 합산액은 185조5149억원으로 39%의 비중을 차지했다. 조합원 합산 대출액인 152조4545원을 33조원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1년 새 급물살을 탔다. 농협의 경우 비조합원 대출액이 작년 상반기 125조3476억원에서 올 상반기 139조5104억원으로 14조1538억원이나 늘었지만, 조합원 증가액은 2조8792억원(82조5066억원→85조3859억원)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협 역시 비조합원 대출이 16조3985억원(26조9031억원→43조3016억원) 늘 때, 조합원 대출액은 1조529억원(58조925억원→59조1454억원)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수협의 경우, 조합원 대출은 5조2136억원에서 5조87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비조합원 대출이 1조7316억원에서 1조7338억원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산림조합만이 유일하게 조합원 증가액(3040억원)이 비조합 증가액(669억원)을 상회했다.
 
판관비도 일제히 증가하는 추세다. 상호금융의 2분기 누계 합산 판관비는 2조6998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5665억8799만원)보다 5.2%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판관비는 금융회사 수익성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권 밖에선 전체 순익 중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신협은 판관비(6889억원)가 당기순이익 2883억원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수협도 판관비(1759억원)가 당기순이익(1193억원)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판관비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하게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혜택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조합원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직원 복리후생비 증가 폭이 컸다. 신협의 복리후생비는 작년 6월 628억8400만원에서 올 6월 704억5800원으로 12%가 늘었다. 산림조합 역시 20억400만원에서 22억4200만원으로 11.9% 증가했다. 이외 수협은 5.3%, 농협은 3.8%씩 각각 증가했다.
 
건전성도 악화되는 추세다. 올 상반기 말 상호금융기관 연체율은 1.32%로 작년 말(1.17%)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73%로 작년 말(1.61%) 대비 0.12%포인트 뛰었다. 향후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도 있다. 부실 우려가 큰 태양광 사업자들에게 내준 대출이 7조원 규모로 일선 은행권(5조6110억원) 보다도 크다. 횡령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상호금융권에서 총 286억3800만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고, 회수금액은 181억원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상호금융권에서 오랜 기간 고착화했던 문제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며 “향후 금융권 전반의 잠재 부실이 터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손실흡수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조합원 보호’라는 출범 취지에 맞게 다양한 문제점들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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