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약 120개씩 먹은 셈이다.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1982년 출시해 국내 최초 우동라면의 시대를 열었던 너구리는 농심의 최장수 라면 브랜드이자 지금도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파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너구리가 오랜 시간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로 일반 라면과 차별점을 뒀기 때문이다. 기존 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맛으로 출시 초반부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물 맛의 화룡점정을 찍는 ‘완도산 다시마’는 자타가 공인하는 너구리만의 독보적인 매력포인트다. 너구리 개발 당시 농심은 국요리를 할 때 깊고 진한 해물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별도 가공 없이 그대로 넣어 너구리를 완성했다. 통째로 넣은 다시마는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함께 얻으며 이제 너구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영화 기생충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너구리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Rt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데, 이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 t, A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는 올해 초 배달의민족과 협업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라면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너구리가 이제 신라면의 뒤를 이를 글로벌 K-푸드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