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집값 고점인식이 퍼지는 가운데 서울에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기세다.
16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9건에 그쳤다. 아직 10월이 절반가량 남아 있긴 하지만, 매매 건수가 100건도 안 되는 셈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종로·양천·광진구에서는 아예 거래가 신고되지 않았고, 단 1건 신고된 곳도 6곳(강남·강동·강북·강서·관악·도봉구)에 달했다. 2건 거래된 자치구가 6곳, 3~5건 거래된 자치구가 10곳이었다. 10건 거래된 영등포구에서 가장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716건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3529건)의 29%에 불과하다.
거래절벽의 큰 원인 중 하나는 금리 인상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 금통위가 지난해 8월 이후 이달까지 약 1년 2개월간 모두 여덟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 금리는 0.50%에서 3.0%로 2.50%포인트 높아졌다. 기준 금리 3%대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아직 금통위 회의가 남은 만큼 기준금리가 더 인상되면 대출금리 또한 최대 7~8%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는 등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에 아파트 매매는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고점 논란으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거래를 막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 매물이 쌓인 상태에서 가격을 확 낮춘 급매만 간혹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급매 거래가 곧 시세로 받아들여지면서 집값 하락을 다시 부추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되는 거래는 대부분 직전가 대비 하락거래다. 재건축 붐이 불고 있는 여의도의 대형 면적대 아파트 또한 한 달 새 수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전용 197㎡는 지난 14일 33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9월) 40억원 대비 6억5000만원 급락한 가격이다.
중저가 아파트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8억8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직전(5월)의 9억97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여전히 금리 상단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매력이 있는 사람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소 내년 초까지는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재작년에 단기간 크게 오른 부분이 조정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