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순자 "내가 보내면 선거법 있어…115만5000원 넣어달라"…지역 사업가에 다과비 등 대납요구 수차례

2022-10-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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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자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국민의힘 안산시 단원구 을 당협위원장) [사진=박순자 전 의원 페이스북]

경찰이 지난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박순자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국민의힘 안산시 단원을 당협위원장)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박 전 의원이 6·1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출마를 지망한 지역 사업가에게 수차례에 걸쳐 본인이 지급해야 할 다과비, 식사비 등을 대신 납부하게 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나왔다.

아주경제는 안산시 지역 사업가인 서모씨와 안산시민회로부터 박 전 의원과 서씨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과 녹취록을 입수했다. 

2018년 경기도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서씨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안산시 사선거구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박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가, 이뤄지지 않자 자금을 되돌려 받았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서씨가 시의원에 출마하려 했던 안산시 사선거구는 박 전 의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혜경 시의원이 당선된 곳이다.

서씨는 지난달 경찰 조사를 받고 박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지역 시민단체인 안산시민회에도 관련 사실을 제보했고 이 단체는 지난 4일 박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고발했다.

서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저 역시 죄를 받더라도 박 전 의원의 비위를 묵과할 수 없었다"며 "나는 사실에 근거해 진술했고, 경찰이 박 전 의원을 투명하게 조사해 중한 벌을 내렸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 전 의원과 서씨 사이의 통화 내용을 확인해 보니 해당 녹취에는 박 전 의원이 서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본인 활동에 필요한 식사비, 다과비 등의 자금을 대신 납부하라 요구한 구체적 정황이 담겨 있었다.
 

박 전 의원과 안산시 지역 사업가인 서모씨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자료=안산시민회]

녹취에 따르면 박 전 의원은 2020년 7월 서씨에 전화를 걸어 국토교통위원장 송별식에 사용된 떡값 115만5000원을 대신 결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씨와의 통화에서 박 전 의원은 "내가 보내면 선거법 있고 그러니까 서 회장이 지금 115만5000원을 넣어달라"는 식으로 서씨에게 떡값을 대신 결제해 달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도 "11시 반까지 도시락을 35개만 좀 시켜서 사무실로 보내 주세요. 서 회장님 돈으로"라며 당시 홍준표 대선후보 해단식에 사용할 도시락 비용 42만원을 서씨에게 대신 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순자 전 의원과 지역사업가 서모씨 간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자료=안산시민회]

서씨는 이밖에도 박 전 의원이 건 당 수십 만원에서 수백 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요구해 본인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안산시민회가 검찰에 고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씨는 박 전 의원이 지난 2019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실에서 LH경기본부 본부장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200만원을 요구했고, 본인은 김 모 비서관에게 이 자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씨는 또한 2021년 1월 박 전 의원이 본인이 운영하는 업체가 신안산선 공사건을 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운영비용을 도와달라고 요구했고, 박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해당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안산시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는 박 전 의원과 저는 사실상 갑을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안산시민회의 이병걸 회장은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도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여야를 떠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 정치의 잘못된 부분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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