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독하게 살 것을 강조하던 이지영 강사가 더 이상 독하게 살지 않게 된 이유

2022-11-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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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독하게 살아야 된다며 강조하던 이지영 강사. 그랬던 그가 어느순간부터 독하게 사는 걸 강조하지 않게 됐다. 이지영 강사와 독하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이지영 강사 제공/ 이지영 강사]

 

Q, 독해야 된다고 말을 하던 이지영 쌤이 이제는 독하게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신다고 들었어요. 강사님께서는 독하게 살지 않기 위해 독하게 지키고 있는 강사님만의 원칙이 있을까요? 그 원칙은 무엇이고 독하게 살지 않는 게 중요해진 이유는 뭔가요?
A.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독하게 살다가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제 자신이 존재하지 않으면 어떠한 성취도 의미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항상 제가 왜 살고 있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단순히 눈앞의 성취를 위해 달릴 뿐 도착지가 어디인지 모르고 달리던 시기를 벗어나 이제는 인생의 모든 순간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초점을 두고 판단과 결정을 하다 보니 삶에 여유가 생기고 더 건강해지게 됐어요.
 
Q. 아프기 전과 후 성공과 행복의 정의에 있어서 바뀐 생각이 있나요? 그리고 아프기 전과 후 우선순위에 있어서 달라진 것들은 뭔가요?
A. 아프기 전에는 성공이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여 우승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성취해냈는지가 인생의 트로피이며,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아프면서 자신을 아껴주지 않고 얻은 성취는 그다음 단계의 자기 혹사를 위한 변명이 될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프고 난 이후에는 성공이란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것,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많이 웃는 것,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표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확고하게 정립하고 실천하는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요즘 이지영에게 행복을 주는 건 뭔가요? 삶의 낙이 궁금해요.
A.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여유롭게 먹는 것, 축구하면서 흠뻑 땀을 흘리고 난 후의 개운함, 저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것, 제자들의 응원과 감사편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건강을 위해 하루 2만 보를 빠르게 걷는 운동에서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조교 팀과 축구를 자주 하는데 정말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Q. 뼈를 깎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A. 성공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독하게만 살다 보면 건강을 해치게 돼요. 자신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주기 위해, 자신의 미래에 행복한 여유를 주기 위해 시작한 도전이라는 본질을 잊고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정도의 독기로 변질되면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건강을 해칠 정도로 독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매 순간 자신을 아껴주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조언을 하고 싶어요.
 
Q.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동안 잊었던 소중한 건 뭔가요?
A. 스스로를 독하게 채찍질하던 시기에는 여유라는 것이 없었어요. 여유 있는 식사 대신 편의점 삼각 김밥으로 때우며 업무를 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어도 머릿속에 해야 할 업무의 리스트가 꽉 채워져 있어서 온전히 깊은 인간적 교감을 나눌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의 모든 정신이 오직 ‘일’로 가득 채워져 찔러도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정말 후회가 됩니다.

Q. 사탐쌤으로서 깨달은 인생의 진리는 뭔가요?
A.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고서 타인에게 사랑을 나눌 수는 없다는 거예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주변 사람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나눌 수 있고, 타인을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매 순간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자신에게 결국 돌아오기 때문에 매 순간 따뜻하고 매 순간 온화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열심히 독하게 살아온 그때 그 시절 이지영과 독하게 살아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저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불쌍한 내 자신,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이제 강박을 내려놓고 조금만 더 자신에게 휴식을 주라고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텨내는 고된 삶이 아니라, 인생의 길을 가는 과정에서 길가의 핀 작은 들꽃을 보며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Q. 많은 것들을 겪어봤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공감할 만한 말들을 해주실 수 있는 것 같아요. 강의를 할 때, 그리고 살면서 경험의 중요성을 언제 가장 크게 깨닫나요? 그리고 어떤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됐나요?
A. 가난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 트럭 운전을 하는 아버지와 호떡 장사를 하며 세 자매를 키워내신 부모님, 반지하 월세방에서 겪은 수해로 젖어서 못쓰게 된 교과서와 같은 기억들이 없었다면 제 강의는 아마 지금처럼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무시당하고 좌절하고 인생이 안 풀리던 청소년기, 아플 때 처절히 혼자였던 고시 준비 기간, 혼자 덩그러니 세상에 버려진 것 같았던 20대를 보내왔던 것이 지금은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 청소년에게 더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상처받고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인생에서 언젠가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 순간 자신을 지탱해 주는 하나의 책, 하나의 강의가 버틸 힘을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Q. 학교 공부만이 공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강사님께서 생각하는 진짜 공부와 배움은 무엇인가요?
A. 자신을 알아가는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고, 세상이 만들어 놓은 표준이 아닌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진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미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들, 많은 문제에 대한 타인의 치열한 고민과 성찰을 참고하고 비판적 숙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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