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은행장이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나란히 증인으로 소환돼 여야 의원들의 호통에 고개를 숙였다. 4대 은행장은 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방안,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 상향, 점포폐쇄, 금리인상기 이자 수익에 대한 사회공헌 등 최근 제기된 이슈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진옥동 신한은행장·박성호 하나은행장·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대상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출석해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그 자리를 채웠다. 국회가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을 국감 증인으로 대거 소환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국감 이후 5년 만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금융인으로서 직업 윤리 의식을 꼬집어 "내부 교육이나 최고경영자(CEO)의 의식이 중요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횡령사고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징계위에서 면직 처리 중"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직원들에게 일벌백계라는 자세로 분위기를 잡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당행에서는 지난 5년간 횡령사건 18건 가운데 15건을 자체 적발했으며 회수율도 60%로 타행 평균보다 높은 편"이라면서, 앞으로는 "불시명령휴가제를 한다든가 고위험 징후를 식별해서 견제와 균형을 강구하고 내부통제 조직 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횡령 사고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각고의 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개선보다도 직원들의 윤리의식, 고발의식, 일벌백계의 경각심 등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직 문화를 바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권 횡령 사고와 이상외환거래 등과 관련해 엄중 조치를 공언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를) 지점 단위뿐 아니라 최고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부통제 마련에 대한 의무 부과보다 관리와 준수에 대한 의무를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둬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전담 인력, 비용을 금융사들이 자의적으로 분류했는데 저희가 갖고 있는 기준과 수치에 많이 못 미친다"면서 "단기적으로 내부통제 비용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잡고, 금융사들이 어떻게 실제로 분류했는지 점검한 후 실제로 내부 문제를 잡기 위해 비용을 얼마나 쓰는지 선진국 기준에 비춰 파악하는 걸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