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나선 러시아…우크라 주요 도시 곳곳 폭발

2022-10-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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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교각 붕괴

민간인 거주지역부터 공격 단행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 열리는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 조약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크름대교 폭발 사건에 보복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거주지를 무차별 공격했고,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는 밤새 잇단 폭발로 화염에 휩싸였다. 
 
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크름대교 폭발 사건과 관련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중요한 시민 인프라를 파괴하기 위한 테러”라고 규정하며 “우크라이나 특수 부대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안보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푸틴의 측근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 역시 국영통신인 타스에 "이번 범죄에 대한 러시아의 유일한 행동은 테러리스트를 직접 패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가 폭발하면서 러시아군은 비상에 걸렸다. 러시아는 크름대교를 건너는 트럭에서 폭탄이 터졌고, 근처 유조열차로 불이 옮겨붙으며 화재가 순식간에 번졌다고 결론 내렸다. 배후로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를 지목했다.
 
보복을 시사한 러시아는 먼저 민간인 거주지를 공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8일과 9일 민간인 거주지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자포리자에서는 9층짜리 아파트가 미사일 폭격으로 무너졌으며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다쳤다.
 
또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2번의 폭발음이 울리며 사상자가 발생했다. 키이우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수개월 만으로, AP통신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 중앙역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 현지 법인 사무실이 있는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충격에 의해서 건물 유리가 파손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공격이 핵 대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름대교는 지난 2018년 개통식에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가할 정도로 공을 들여 '푸틴의 자존심'으로 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격전지인 크름반도로 군사물자를 수송하는 역할을 했다. 크름대교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지금까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낮게 봤다”며 “하지만 주말에 발생한 크름대교 폭발사건은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을 안겼고 핵무기 위험 가능성을 걱정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도 “러시아가 핵무기 벼랑 끝 전술로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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