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원가상승 비상] 하나부터 열까지 다 오른다···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2022-10-0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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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로 인해 산업계에 가해지는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물류비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장시간 압박을 받아온 데다가 이달부터 전기·가스요금까지 인상되면서 기업들은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다른 부분에서 최대한 지출을 줄여 영업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철강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당국은 이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16.6원 인상했다. 지난 4월과 7월에도 전기요금이 각각 kWh당 6.9원, 5원 오른 것을 고려하면 기업이 kWh당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이 1년 사이에 28.5원 오른 셈이다.

항공업계는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외부 요인(유가·환율·금리)이 모두 상승세다. 그야말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는 경우 약 2800만 달러(약 396억원), 환율이 10원 오르는 경우 약 350억원, 금리가 1%포인트 오르는 경우 약 470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환율이 10% 상승하는 경우 약 3586억원, 금리가 1%포인트 오르는 경우 약 245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심상치 않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1%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2.5%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기도 했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기업들은 자본을 조달하는 데 애를 먹게 된다. 또 이자비용 증가는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미 3·5년물 회사채 금리는 급등해 최고등급인 ‘AAA’급 기업도 5%를 넘겼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5% 수준의 기준금리에서 대기업의 37%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조사됐다. 기준금리가 3% 수준으로 올라가면 대기업의 59%가 유동성 압박에 노출될 것이란 우려다.

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가 상승 압박이 심하다 보니 대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은 아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임직원을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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