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보유액 감소는 외환당국이 필요한 시장 안정 역할을 한 결과라고 6일 말했다. 외환위기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찾아 이날 발표된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외환당국이 직접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을 사용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167억7000만 달러로, 8월 말(4364억3000만 달러)보다 196억6000만 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외환보유액 감소 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 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추 부총리는 "규모 면에서는 그럴지(외환위기 이후 가장 클지) 모르나, 4300억 달러가 넘는 수준에서 196억 달러가 줄어드는 것은 상대적인 비율로 보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대비 감소액의 비율이 4.5%로 월별 기준으로 역대 32번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와 비교해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감소율은 낮았다.
외환위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접촉한 국제기구나 국제 신용평가사, 국내외 여러 전문가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답했다.
스테그플레이션 진입에 대한 우려에는 "올해 성장률이 1%대로 갈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며 "정부는 2.6% 성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2.6%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상태를 보면 이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경제 상황은 올해보다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강도 금융 긴축의 영향으로 선진국 경기의 둔화 전망이 많아지고, 중국 경기 둔화도 지속되면 우리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둔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