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윤석열차' 논란에 "고교생 집단 린치"…예술계·누리꾼 반발

2022-10-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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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표현의 자유 없다, 비판 목소리

학생 작품에 정치적 딱지, 논란 증폭시켜

"예술에 대한 탄압, 이해 부족 상태서 외압"

박순찬 화백이 자신의 SNS에 올린 '윤석열차' 관련 글. [사진=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의 수상·전시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에 나서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역시 비등하고 있다. 특히 예술계의 반발이 거세다. 

5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고등학생'과 '윤석열차' 키워드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부천문화축제에서 고등부 작품인 윤석열차가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 전시된 것에 대해 전날 문체부가 딴지를 건 게 영향을 미쳤다. 

많은 누리꾼들은 문체부의 경고 조치가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한다. 한 누리꾼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자유를 21번이나 외친 대한민국인데 이런 표현의 자유도 없다니 한심하다"고 직격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에 언론의 자유와 더불어 표현의 자유는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다. 

해당 만화가 고등학생의 작품이었던 만큼 '정치적'이라는 정부 부처의 지적이 오히려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다. 

이날 트위터에는 "정부와 여당이 고등학생 한 명을 상대로 집단 린치 중", "고등학생이 그린 그림에 발끈해서 그림 내용(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현실로 만들어줬다"는 등 비판이 올라왔다. 

"농담이 농담으로 남지 않는 사회만큼 공포스러운 게 어디 있겠나. 작가가 고등학생인데 청소년을 상대로 협박하는 건가"라는 내용의 게시물은 수백 번 공유됐다. 

이번 부천만화축제에는 다른 학생들의 풍자 만화도 많이 전시됐는데, 해당 작품만 경고한 것이 무슨 기준이냐는 지적도 있다. 

축제를 다녀온 누리꾼은 "부천만화축제 통틀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윤석열차였다"며 "중학생들의 사회적 시선이 담긴 작품들도 너무 좋았다"는 평을 남겼다. 

웹툰 작가 단체인 사단법인 웹툰협회는 카툰 부문의 경우 풍자를 다룬 작품들이 주를 이뤘고 윤석열차도 행사 취지에 맞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예술인들은 이번 경고가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경향신문 만평을 그린 박순찬 화백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에선 장기 독재의 영향으로 정치 풍자가 소위 시사만화나 만평이라고 불리는 신문 연재 만화만의 역할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며 "본래 만화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풍자에서 출발했고 만화의 기본 속성 역시 현실 풍자와 묘사"라고 강조했다. 

박 화백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바탕이 될 때 판타지물이나 SF물 등 대중의 공감을 얻는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언론이 논란이라고 보도하고 언론 보도 민감증에 걸려 있는 공무원들이 정치색이 어떻다느니 엄중 경고한다느니 하는 것이 권위주의 시대에서나 보던 구닥다리 행태들"이라고 비판했다.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경고 조치가 예술에 대한 탄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사진가 A씨는 "이건 정말 아니다. 당사자가 고등학생이라는 부분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예술에 대한 탄압이자 외압"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차가 표절 작품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예술인들은 만화라는 예술 장르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표현에 외압을 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본 작품으로 거론되는 영국 일간지의 만평 '영국 총리 열차' 역시 토마스 기차나 다른 만화를 빗댄 패러디라는 얘기다. 

또 열차 앞부분을 정치인의 얼굴로 묘사하고 객차에 관련된 인물이 타고 있으며 시민들이 선로를 향해 질주하는 만화 내용 역시 해외 만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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