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로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박 장관에 대한 강한 신임을 밝힌 바 있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총 투표 수 170표 중 가 168표, 부 1표, 기권 1표로써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찬성(150명)이 필요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 상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반면 위성곤 민주당 정책수석부대표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외교는 총체적 무능으로 국격을 손상시키고 국익을 훼손한 전대미문의 외교 참사"라며 "박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총체적 무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의 외교참사를 막지 못한 그 책임이 막중하다"고 질타했다.
국회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건 헌정사상 이번이 7번째다. 현행 헌법에서 해임건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제외하고 모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신임을 재확인했다. 이어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면서 야당의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오후 브리핑에서 "해임 건의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총칼 없는 외교 전쟁의 선두에 있는 장수의 목을 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여러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국회 본회의가 끝나고 배포한 입장문에서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