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ESG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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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세계ESG금융센터 대표이사

E(환경)·S(사회)·G(거버넌스)는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이다. E(환경)는 지구에 대한 모든 것이고, S(사회적 책무)는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고, G(거버넌스)는 회사·조직에 대한 모든 것이다. 글로벌지속가능경영보고서(GRI)와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ESG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기업들은 ESG 경영을, 금융기관들은 ESG 투자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아직 체감되지 않는 영역이 많다. 특히 국가를 운영하는 공무원 조직에서는 아직 관심이 적다. 110만 공무원 인사와 투명하고 깨끗한 일 잘하는 공직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는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인식과 행태 변화를 유도해 국민 중심의 생산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하여 힘쓰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ESG 정책은 없다. ESG를 사회적 기업으로 생각하거나 '진보집단이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국가 전체 행정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행정안전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ESG에 대해 잘 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어 보인다. 

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ESG를 재촉했을까. 유엔(SDGs)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다 뛰어들었다. '기후위기·우크라이나 전쟁·코로나19 감염병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이에 관한 해법으로 ESG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ESG는 돈(금융)에 대한 것이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 시장 규모를 크게 하자는 것이고, 돈(금융·경제)에 대한 것으로 보수의 가치이기도 하다.

실제 주식·채권·대체자산 시장에 ESG는 이미 깊숙이 스며들었다. 돈(금융·자본주의)은 어디에 많은가. 자본시장에서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는 연기금이다. 국내 국민연금 규모는 800조원, 미국 사회보장신탁펀드(SSTF)는 3000조원, 일본 정부연금투자펀드(GPIF)는 1800조원에 달한다. 국부펀드(노르웨이 정부연금펀드글로벌(GPFG) 1400조원·중국투자회사(CIC) 1100조원)도 있다. 또한 보험(중국 핑안보험 1500조원·알리안츠보험 1200조원)이 있다. 공모펀드운용 자산운용사(블랙록 8000조원·뱅가드 6500조원)와 사모펀드운용사(블랙스톤 200조원)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더불어 뮤추얼펀드와 투자은행, 공제회, 은행, 비영리재단(대학기금·종교재단 등)도 있다. 신탁 형태의 돈으로 ESG가 가장 빨리 전파된 곳들이다. 

생물인 기업은 살아남는 법을 본능적으로 안다. 애플의 공급망보고서와 ESG보고서는 2030 탄소 제로를, 마이크로소프트 ESG보고서는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표방한다. 삼성전자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스코프3(Scope3·공급망과 협력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 제로)을 언급한다. 

자본주의는 ESG를 선택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ESG는 금융 중심지인 미국에서 가속화되고 촉진됐다. 이제 ESG는 초격차가 될 것이다. 한국은 이 절호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최근 ESG에서 E뿐 아니라 S와 G에도 관심이 점점 늘고 있다. S는 공정한 보상과 훈련·교육 지원, 다양성, 포용, 존엄, 존중,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기대한다. 사람에 관한 것이고 직장생활에 관한 것이며, 자본주의와 돈(금융)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ESG는 새로운 시대의 리더와 리더십으로 귀결된다. 

지금 ESG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세상은 바뀌었다.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는 시대가 아니다. 설명하고 겸손한 질문으로 태도와 자세를 바꾸어 함께 가야 하는 시대다. 낡은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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