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호국불교의 메카 '밀양 표충사 '왜 이러나?

2022-09-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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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 징수하는 유료사찰이 관람객의 편의 무시한 증·개축 시행으로 논란

밀양 표충사 전경. [사진=김규남 기자]

경남 밀양시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호국불교의 대표적인 사찰 표충사가 관람객들의 편의를 무시한 증·개축 시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 유서깊은 천년고찰인 표충사, 밀양의 자랑

표충사(表忠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다.
 
표충사의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표충사는 신라 태종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절 이름은 죽림사였으나, 이후 흥덕왕 4년(829년)에 영정사로 바뀌었다고 알려졌다.
 
지금의 표충사라는 이름은 사명대사를 기리고 제향하는 사당을 당시 서원의 격으로 표충서원이라 편액하고 일반적으로 표충사로 불렀는데, 이 사당을 사찰에서 수호해 왔으므로 사당을 의미하는 사(祠)가 사찰을 의미하는 사(寺)로 바뀌어졌다.
 
따라서 표충사는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고, 임진왜란때 승병장으로 나라를 위해 싸운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영규)의 영정이 모셔진 밀양의 소중한 문화재다.
 
 

표충사 사천왕문 전경[사진=김규남 기자]

◆입장료 징수하는 유료 관광지인 표충사, 관람객을 위한 배려는 낙제수준

이런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표충사 측에서는 관람객에게 성인 기준 1인 3000원, 주차비 2000원의 입장료를 징수하고 입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입장료를 지불하고 관람하는 표충사의 관리와 보존을 책임지고 있는 밀양시와 표충사 측이 수 많은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우선 사회적 약자인 유모차나 휠체어를 동반한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1km 정도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랜 고목들 사이로 조성돼 있는 산책로를 걷다 보면 표충사에 진입할 수 있는 수충루에 이르게 된다. 수충루의 작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정면의 사천왕문을 올라가는 높은 계단을 오를 수 밖에는 없다.

사회적 약자들이 일행과 함께 방문했다면 겨우 오를 수 있지만 혼자 왔다면 발길을 돌릴 수 밖에는 없다.
 
자주 방문한 관람객은 수충루 옆으로 등산로를 따라 나있는 문을 통해 우회해 삼층석탑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지만 이 문 또한 상시 개방인지 확인되지도 않고 안내문 또한 없다.
 
표충사를 방문한 K모씨는 “주차를 하고 두살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표충사에 가려고 했으나 사천왕문 앞 계단을 보고 유모차로 올라갈 방법이 없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면서 "입장료까지 내고 왔는데 정작 아이와 관람을 할 수 있는 배려는 없었다”고 말했다.

 

밀양 표충사 화장실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 윗부분이 뚫려 있는 구조라 범죄에 취약하다. [사진=김규남 기자]

◆ 우선순위 무시한 증·개축으로 관램객 불편만 가중

표충사의 또 하나의 고질적인 문제는 화장실이다. 현재 표충사 경내에서 1Km 정도 떨어진 주차장 화장실을 포함해 총 3개의 화장실이 있다.
 
주차장 화장실은 최근에 건축돼 현대식 시설이 구비돼 있지만 표충사 경내와 떨어져 있어 급할 경우 경내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경내의 화장실은 노후화돼 있고,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의 상부가 연결돼 있어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화장실 앞에는 2022년 4월∼2022년 11월까지 보수하겠다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
 
경내 밖의 작은 화장실은 보수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폐쇄돼 있어 언제 보수공사가 마무리될 지 모르는 상태다.

화장실을 나오던 M모씨(여)는 “급해서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남자 화장실과 뚫려 있어 계속 신경이 쓰였다"면서 "이런 큰 사찰의 화장실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든다. 다음에 표충사를 방문할 때는 꼭 화장실을 미리 다녀왔다 방문 해야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표충사는 관람객을 위한 편의 시설 개선보다 표충사 승방영역 공사만 진행되고 있다. 사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승려용 화장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밀양시는 이와 관련해 승방영역의 화장실 공사는 국비 2억3800만원, 도비 5100만원, 시비 5100만원 등 총 3억4000만원을 지원해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사회에서는 표충사 구성원들의 화장실을 건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람객을 배려하지 않은 공사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밀양시에 사는 J씨는  "표충사에 지원된 막대한 예산이 어떤 기준으로 지원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내부 인력을 위한 화장실도 좋지만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우선되었으면 한다"며 "표충사를 찾은 관람객에게 여행의 여유로움과 편안함, 더 나아가 밀양시의 문화재에 대해 좋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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