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쇼크]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연준, 점도표로 주식시장 '오버킬'… 국내증시 당분간 가시밭길"

2022-09-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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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가 매파적… 기준금리 5%도 대비해야

킹달러 기조 외국인 수급 부정적 영향 강화

대피처로는 자동차·통신·음식료 섹터 꼽아

왼쪽부터 정연우 대신증권, 김영우 SK증권,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이경수 메리츠증권,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각 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점도표를 통해 시장을 'Overkill'(오버킬)했다."

21일(현지시간) 마무리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22일 내린 평가다. '과잉 대응'으로도 번역되는 오버킬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통상 연준이 과한 긴축으로 경기를 잡아먹는 현상을 의미한다.

연준의 '울트라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100bp 인상)'을 우려했던 시장이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 소식에도 위축된 까닭은 점도표 때문이다. 9월 FOMC 회의에서 다수 위원들이 2023년 기준금리를 4.75~5.00%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각자 예상하는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다수 연준 위원들이 2022년 기준금리로 4.25~4.5%를 예상하고 2023년에는 연준 위원 6명이 4.75~5%를 예상했다. 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조정하며 하반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했다"며 "시장 예상보다 높은 점도표와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는 금융시장에 충격이다. 점도표를 통해 '오버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리서치센터장들도 9월 FOMC 회의가 매파적이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가 5%를 넘어가는 상황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주거비와 공급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연준이 내년 초까지 인플레이션 목표치(2%) 도달 여부를 확신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점도표상 최종 금리는 시장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향후 더 올라갈 소지가 있다"며 "결국 핵심 기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하는 신호를 강하게 보이기 전까지 연준은 매파적 스탠스를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점도표 상향과 경기 전망 하향은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높은 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이로 인한 경기 둔화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물가 안정이 정책 결정에 최우선 변수임을 재차 확인했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1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도 각각 50bp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센터장들은 9월 FOMC 이후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익 둔화,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 달러 강세 지속 등 주식시장에 악재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 센터장은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이 기존 대비 대폭 상향되면서 유동성 측면에서 주가지수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정책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인 이상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다. 기업 이익 전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센터장은 "점도표를 통한 오버킬로 인해 증시는 당분간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큰 경기 충격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센터장은 "금리 상승으로 주식에 대한 매수 유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 모멘텀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손실 희석을 위한 물타기 매수와 중소형주 단기 매매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센터장은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금리 차가 벌어지며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강해진 셈"이라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할 때까지 증시 하방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경기 둔화 가능성에도 일부 업종과 기업들은 실적 호조 등을 반영하면서 변동성 높은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변곡점은 고용과 임금, 주택시장 등 물가지표 대리변수들이 물가 안정 방향성을 시사할 때"라고 분석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이 대피처로 지목한 섹터는 자동차주였다.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방어가 가능한 것은 물론 수출 물량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섹터를 대피처로 지목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이다.

대신증권과 SK증권은 통신주를 강조했다. 배당의 계절인 연말이 다가오고 있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통신주처럼 방어적인 성격이 있는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 종목들도 방어력 측면에서 유효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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