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벤처 분야 역점 사업인 ‘K-스타트업 글로벌화’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20~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피어17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대기업과 벤처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열기를 이어가고자 미국 VC들과 2억15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해 K-스타트업의 투자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구글,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과 현대자동차,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대기업 등도 K-스타트업 공동 육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 이틀째인 21일에는 전날에 이어 △한미 스타트업 우수사례 발표 △미VC 투자전략 공유 △글로벌 진출과 미국시장 접근 질의응답 △스타트업 데모데이 및 IR(기업설명회) 등이 진행됐다.
국내 스타트업에선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 이승재 대표와 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마국성 대표가 무대에 올라 사업 성공 전략을 공유했다. 미국 스타트업 고스트로보틱스는 4족 보행 로봇 ‘비전60’를 현장에서 시연하며 로봇 모빌리티 기술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VC NEA사는 자사 투자전략을 공개했다. 릭옝 NEA 파트너는 “메신저 ‘라인’처럼 소비자 문화를 추동할 수 있는 서비스 혹은 기업가 정신을 갖고 혁신하는 기업에 투자하려 한다”며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인력 양성이나 규제 혁신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이미 기반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현장을 둘러본 미국 VC들도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밀레니엄테크놀로지밸류파트너의 레이 청 투자파트너는 “한국은 잠재력이 많은 나라다. 선진화된 건 알고 있었지만 비슷한 규모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유니콘 기업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며 “한국 스타트업과 협업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쏟아졌다. 프랭크 리 어플라이드벤처스 투자책임은 “한국 스타트업은 유사한 사업들이 많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지 고민이 있다”면서도 “미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미국이 좋아하는 문화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현지 시장에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부도 한미 스타트업 서밋을 K-스타트업의 글로벌화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날 미국 VC 알피에스 벤처스, 밀레니엄 테크놀로지 밸류 파트너스, 어플라이드 벤처스 등과 ‘한미 공동펀드 결성 협약식’을 갖고 총 2억1500만 달러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공동펀드는 K-스타트업이 글로벌 VC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한미 스타트업 서밋을 통해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의 스타트업 지원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미 스타트업 생태계 협력을 바탕으로 K-스타트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