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50인 이상 실외 행사·집회 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해외 입국자 대상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 교육·발달상 부작용을 고려해 영유아부터 순차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특히 이날 오미크론 변이(BA.1) 대응 능력이 있는 2가 백신(개량 백신) 접종을 내달 11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하반기 방역 완화 조치가 조만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유행 양상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일상회복을 좀 더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1286명이다. 1주 전(9만3981명)에 비하면 절반 이상(5만2695명) 감소했다. 수요일 기준 확진자로는 지난 7월 13일 이후 10주 만에 가장 적다. 중증화와 치명률도 방역당국 관리 범위 안에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식당에 출입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식사 도중에는 마스크를 벗는 것이 오히려 비과학적”이라면서 “환기가 잘되는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마스크 착용 해제를 적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해외 입국자 대상 PCR 검사 면제도 세계적인 추세를 따를지 관심이 쏠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 등 조치를 시행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0개국뿐이다. 미국, 캐나다는 미접종자 입국을 제한하고 있고, 일본, 스페인 등은 미접종자에 대해서만 입국 전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반기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 유행이 겹치는 ‘트윈데믹’ 우려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는 적용되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우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리는 모양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구집단의 감염 속도를 줄일 수 있지만, 면역 획득에 대한 이득은 없다”면서 “이미 아이들의 경우에도 감염 비율이 높기 때문에 발달 측면을 고려해서 마스크 해제가 더 빠르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해제의 문제에 있어서는 대중교통, 의료기관 등 꼭 착용해야 하는 장소를 지정해 놓고 나머지 장소와 상황에서는 안 쓰는 ‘네거티브 규제’의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5세 미만은 코로나19 백신을 못 맞아서 유행이 돌면 어린 연령층부터 돌 수밖에 없다”며 “나라가 나서서 먼저 다 벗으라고 권유하는 것은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코로나19 개량백신 접종이 다음 달 11일부터 시작된다. 60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등 1순위 접종 대상자는 오는 27일부터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