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생존전략] '신상' 파는 백화점서 중고물품 판다…유통가 '중고거래' 꽂히다

2022-09-21 06:00
  • 글자크기 설정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 선봬

롯데백화점도 지속가능 트렌드에 맞춰 중고거래 팝업 진행

MZ세대 중심으로 중고시장 성장…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현대백화점 신촌점 내 마켓인유 매장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거래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중고 시장이 매년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중고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상’만 판매하던 백화점까지 중고 시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중고거래 플랫폼에 투자금이 쏠리며 중고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지난 16일 신촌점 유플렉스에 오픈한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는 오픈 이후 사흘간 일평균 1000명 넘는 고객이 방문했으며, 매출은 총 1억5000만원을 달성했다. 영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꾸몄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세컨드 부티크에 방문한 전체 고객 중 20·30대 고객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신촌점은 상권 특성상 젊은 고객층이 많은 곳이어서 단순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문화와 트렌드를 담은 공간으로 꾸미자 젊은 고객층 유입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이번에 문을 연 중고품 전문관 외에도 중고거래 관련 매장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28일에는 현대백화점 미아점 1층에 중고 명품 전문 매장 ‘럭스 어게인’을 연다. 럭스 어게인은 브랜드나라가 운영하는 중고 명품 매입·판매 매장으로 백화점의 얼굴로 불리는 매장 1층에 중고 전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고객들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세컨드핸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그동안 백화점이 신상품을 파는 공간이었다면, 20·30대 고객 눈높이에 맞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중고품 전문관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약 4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5배가량 커졌다. MZ세대 사이에서 품귀 현상을 빚는 명품과 한정판 제품 리셀(재판매)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중고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고 친환경 가치 소비 성향까지 더해져 중고 시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롯데백화점도 지속 가능한 소비 트렌드에 맞춰 ‘두 번째 가치’를 지향하는 빈티지 마켓 팝업을 선보여 MZ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7월 잠실 월드몰에서 진행한 ‘마켓인유’ 팝업은 전체 구매 고객 중 80% 이상이 20·30대일 정도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분당점에서도 추가로 팝업을 진행했다. 광복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패션 셰어링 플랫폼인 ‘클로젯셰어’ 팝업을 진행한다.
 
롯데쇼핑은 일찌감치 중고거래 시장에 관심을 기울였다.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프라이스홀릭’을 입점시켰고 롯데아울렛 광명점에 ‘리씽크’를 통해 중고거래 시장에 발을 들였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에 국내 최대 중고 리퍼브 전문숍인 ‘올랜드’ 매장을 열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시초인 ‘중고나라’에 투자했다. 중고나라는 회원 25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업계 최대 규모 플랫폼이다.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해 11월 ‘중고나라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 테스트 오픈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는 지난 1월 그룹 내 벤처 캐피털사를 통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신세계 이커머스 기업인 SSG닷컴은 ‘번개장터’를 입점시켜 리셀 상품이나 중고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에는 신세계 ‘더 샵스 앳 센터필드 역삼’에 중고 명품을 거래하는 ‘브그즈트 컬렉션’을 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트렌드와 더불어 최근 MZ세대 사이에 가치 소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기면서 중고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다”면서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을 통해 성장한 중고 시장이 온라인 플랫폼 중심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