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잡아야 '금맥' 캔다...건설업계, 새 먹거리는 '실버주택'

2022-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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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르웨스트 조감도(위) 더클래식500 내부(아래). [사진=각사 제공]

건설업계가 차기 먹거리 산업으로 실버주택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에는 실버주택이 노년기에 접어든 고령층이 모여사는 주택단지라는 선입견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하며 활기찬 삶을 이어나가는 '젊은 어른'을 위한 고품격 주거단지로 변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실버주택의 파격적 변신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의 16.5%로, 오는 2025년에는 이 비중이 20.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한국도 인구 10명 중 2명 이상이 65세가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초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실버산업시장도 매년 덩치가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오는 2030년이면 168조원 규모로 133%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실버산업 성장을 주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녀에 의존해 노후를 영위하던 기존 시니어와 달리 주거, 취미, 생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소비를 즐기는 독립적인 주체"라며 "왕성한 활동과 충분한 소득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길 즐기기 때문에 '노인'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젊은 어른'으로 인식되고 소비되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는 이 점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호텔과 협업해 'VL르웨스트'라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를 공급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사업지구에 공급되는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전용면적 51~145㎡, 810가구 규모로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레지던스다. 입주자들에게는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이대서울대병원 등 전문 의료진의 진료와 건강상담, 건강검진 등 의료서비가 제공된다.
 
롯데호텔이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에 선보이는 시니어 복합단지 'VL라우어' 역시 고급 시니어 주택이다. 지하 4층, 지상 18층에 대지면적 6만1031㎡, 연면적 19만9715㎡ 규모로 단지 내에는 시니어 레지던스인 'VL'과 한방병원, 메디컬센터 등이 들어선다.
 
디벨로퍼 엠디엠도 경기 의왕백운밸리에 시니어 임대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거용 오피스텔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1300여실 가운데 약 500실을 은퇴세대를 위한 임대주택 '액티브 536(가칭)'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풍부한 소득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는 '젊은 어른'을 겨냥한 주택이다. 과거 시니어 주택이 건강검진과 심리치료 등 의료서비스에만 집중했다면 엠디엠이 공급하는 시니어 주택에는 골프, 수영 등 각종 취미생활을 비롯해 세무, 법률, 회계, 부동산, 증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엠디엠 관계자는 "시니어 임대주택은 몸이 불편하거나 아픈 고령층이 거주하는 요양원 개념이 아닌 식사, 청소, 재교육, 건강검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풀서비스(Full Service) 형태의 주거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거주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노후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보이는 장년층인 만큼 고급 주거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고 소비력도 뛰어나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브랜드에 대한 충분한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시니어 주택에 집중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분양가 규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고급 시니어 임대주택은 건국대학교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더클래식500'이 대표적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더클래식500'은 월 임대료 500만원에 시설이용료(프로그램 따라 상이)가 약 300만~400만원 수준으로 매월 800만~900만원의 고정비가 발생하지만 입주대기에만 수년이 소요될 정도로 인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더클래식500은 월 임대료가 1000만원에 달하는데도 '(입주민이) 돌아가셔야 자리가 난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면서 "앞으로 건강관리와 결합된 양질의 주거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사들도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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