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을 무리하게 구매한 30·40대가 대출금리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아파트 급매물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매수세도 급격히 위축됐다. 대출이자를 버티지 못하고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시장에 쌓이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전세가격은 0.14% 하락했다.
서울은 전주 대비 0.16% 하락해 16주 연속 하락했다. 주간 변동률로는 2012년 12월 10일(-0.17%) 조사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오금동·문정동 구축 단지와 잠실동 대단지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전주 대비 0.18% 하락했다. 금천구와 강서구 역시 주요 단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주 대비 각각 0.18%, 0.14%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급매물을 위주로 한 간헐적 거래와 매물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되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최소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실거래가와 매도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송파구에서 잠실동 3대장으로 불리는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 전용면적 84㎡ 호가가 이달 들어 처음으로 20억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24억5000만원)보다 15.10% 하락했다. 현재 호가는 19억원 선이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 역시 지난달 21일 20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최고가인 27억원 대비 24.07% 하락했다.
인천과 경기도 역시 전주 대비 0.29%, 0.21% 하락했다. 인천 미추홀구는 용현·주안동 위주로 급락 거래가 이어지면서 전주 대비 0.34% 하락했고,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에서는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주 대비 0.3% 하락했다.
경기도 수원 영통구(-0.40%)·양주시(-0.37%)는 입주 물량 영향으로 매물 적체가 지속되며 가격이 하락했고, 광명시(-0.38%)는 일직·소하동 주요 단지 위주로, 의왕시(-0.37%)는 내손·오전동 위주로 매물 가격 하향이 이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전셋값도 신규 수요는 줄고 갱신계약 수요가 늘면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떨어져 지난주(-0.11%)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수도권(-0.19%)과 전국(-0.14%) 전셋값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지난주보다 낙폭은 다소 줄었다.
주택 매매심리도 2010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집값 하향을 전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택을 사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022년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9.9로 전달 95.2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이자 국토연구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94.1에서 87.5로 6.6포인트, 경기가 92.4에서 88.0으로 4.4포인트 하락했다. 인천은 85.7로 전달(90.5)보다 4.8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2011년 6월(73.7) 이후 1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