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까. 미국의 역대급 긴축 속도에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등 '자이언트스텝'이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앞서 ECB는 지난 7월에 기준금리를 0%에서 0.5%로 0.5%포인트 깜짝 인상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었다. 2016년 이후 6년여째 이어온 기준금리 제로 시대에 막을 내린 것이다.
로이터는 “ECB 정책 입안자들이 거의 반세기 만에 가장 큰 폭의 물가 상승률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금리를 0.5~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CB는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적이 없다. 만약 이를 단행한다면 역대 최대 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은 40년 만의 고물가를 끌어 내리기 위해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25%로 결정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고위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으로 수개월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옌스 아이젠슈미트 이코노미스트는 “9월이 ECB의 결의를 시장에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더 큰 인상을 지지하는 쪽이 우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ECB가 내년 3월까지 2%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CB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유로화는 이날 패리티(1유로=1달러)를 회복했다.
유로존의 8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를 넘긴 상승 폭을 기록했고, 근원 CPI 상승률은 4.3%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연준이 9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며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경우,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더 악화하고 유로화 가치는 더 추락할 수 있다. ECB가 점점 매파적으로 변화하는 이유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나톨리 아넨코프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연내 남은 세 번의 회의에서 0.75%포인트, 0.5%포인트,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