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 향해 달리는 원·달러환율…"브레이크가 없다"

2022-09-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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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장중 한때 1377원 돌파 '또 연고점 경신'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77원을 넘어서며 하루 만에 또다시 연 고점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전까지는 강달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조만간 환율이 1400원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3원 오른 137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4원 내린 1369원에 개장한 환율은 1364.5원까지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해 오후 장중 한때 1377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에 빠진 2009년 4월 1일(1379.4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지난달 31일 이후 줄곧 연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도시가 봉쇄돼 달러 강세가 심화됐고, 유로화가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약세를 보인 점도 이른바 '슈퍼달러'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등에 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에서 누출을 확인해 이를 수리하기 전까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유럽 증시와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는 유로화가 러시아발 에너지 불안으로 경기 침체 우려와 유럽 증시 하락 등에 약세를 보이면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당초 하반기 들어 환율이 진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최근 대외 여건 급변에 따라 하반기 환율 상단이 1400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변하지 않고 유럽 천연가스 문제가 겨울까지 해결되지 않는 최악 상황이 다가온다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하반기 14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처럼 최근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자 금융감독원 역시 이날 은행권과 외화유동성 상황 긴급 점검회의에 나서기도 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이 124.2%로 규제비율(80%)을 40%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등 외화유동성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대내외 불안요인이 장기화할 여지가 큰 만큼 더욱 보수적으로 외화유동성을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주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현재 일부 은행이 보험사와 추진 중인 외화증권 대차거래와 같이 유사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신규 수단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면서 "커미티드라인(금융회사 간 거래에서 유사 시 달러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 등 위기 시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각 은행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확보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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