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에 전국 초토화·사망자 발생…산업계도 피해 속출

2022-09-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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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간 가운데 울산 북구 신명 앞바다에 커다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대형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우리나라를 빠져나갔다. 하지만 태풍 여파로 1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전국 곳곳에서 침수 사고가 발생하고 이재민도 속출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불이 나고, 신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가동을 멈췄다. 
 
힌남노 피하다 급류에 참변···1명 사망·2명 실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따른 인명 피해는 사망 1명, 실종 2명, 부상 1명 등 총 4명이다.

이날 오전 7시 57분쯤 경북 포항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 75세 여성이 가족과 함께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에선 25세 남성이 음주 후 수난 사고로 실종됐고, 포항에서도 실종자 1명이 발생해 수색 중이다. 경기 시흥시에서는 강풍에 떨어진 간판에 1명이 다쳤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제주·경기 등에서 주택 3곳과 상가 1곳이 침수되고 어선 4척이 전복됐다. 도로 3곳을 포함해 공공시설 6곳은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지금까지 제주·경남·전남 등에서 1320헥타르(㏊)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확인됐다. 농작물 침수가 713㏊로 가장 많았고, 쓰러짐(256㏊)과 과일 떨어짐(351㏊) 사고도 있었다. 침수 농지 대부분은 벼 논이다.

힌남노 간접 영향권에 들었던 서울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시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힌남노 관련 피해를 85건 접수했다. 가로수 넘어짐 신고가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간판 흔들림이나 도로 침수는 각각 3건 발생했다. 건물 외벽 균열·붕괴도 2건 있었다.

전날 오후 11시 20분쯤 강북구 미아동 미아3 재정비 촉진 구역에서는 낡은 건축물 축대가 무너져 3가구에서 이재민 4명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 8분쯤 동대문구 회기동에서도 단독주택 축대가 무너졌다. 강풍으로 관악구 남현동에서는 신호등이 파손되고, 강남구 수서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져 주차된 차량 두 대를 덮쳤다. 건물 지하 침수 신고가 47건, 포트홀은 424건 발생했다.

도로 침수에 따른 교통 혼잡도 빚어졌다. 한강 수위 상승으로 강변북로 마포대교∼동작대교와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 등 주요 도로 11곳이 새벽부터 통행이 통제되고, 해당 도로를 지나는 시내버스 6개 노선은 우회 운행했다. 도로 통제가 출근 시간과 겹치면서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대로를 이용하는 차들은 한때 시속 9㎞로 서행하는 등 극심한 정체에 시달렸다.
 

6일 오후 서울 반포 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서 정전 사고···학교 휴교·원격수업 전환

정전 사고는 전국에서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정전 사고 162건이 발생해 6만6341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힌남노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부산·울산에서는 63건(1만7469가구), 제주에서는 27건(1만7464가구)의 정전 사고가 났다. 이어 광주·전남 26건(1만4130가구), 경남 20건(9196가구), 대구 14건(4733가구), 전북 4건(717가구), 기타 8건(2632가구) 등이다.

열차와 항공편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일 오후 8시부터 힌남노 피해가 예상되는 노선 350여 편에 대해 열차 운행을 선제적으로 중지·조정했다. 경전·장항·경북·대구·동해남부·영동·충북선은 전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 경부선은 대전까지, 호남·전라선은 전북 익산까지, 중앙선·태백선은 충북 제천까지만 각각 운행했다. 열차는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간 6일 오전 9시부터 단계적으로 정상 운행 중이다.

전국 공항 국내선 항공편도 같은 시각부터 순차적으로 정상 운항에 들어갔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국제공항은 오전 9시부터, 제주국제공항은 오전 10시, 김해국제공항은 오후 1시부터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태풍 우려로 이날 하루 전국 공항에서 항공편 776편 가운데 240여 편이 사전 결항했다.

학교는 문을 닫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교육부가 전날 밤 9시 기준으로 집계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학사운영 조정 현황에 따르면 부산 1004개 모든 학교와 경남 1684개 전 학교가 6일 하루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울산은 383개 학교(89.9%)가 휴업하고, 43개 학교(10.1%)는 원격 방식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대구도 722개 학교는 원격수업(93.0%)을, 48개 학교(6.2%)는 휴교했다. 제주는 278개 학교(89.7%)가 원격수업을 하고, 24개 학교(7.7%)는 휴교했다.

서울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모두 휴교하고, 중학교는 휴교와 원격수업을 선택적으로 시행했다. 고등학교는 학교장 판단에 따라 원격수업 등을 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학교 중 1495개(69.8%)는 휴교하고, 385개(18.0%)는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정상 등교한 학교는 151개(7.0%)에 그쳤다.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연합뉴스]

 
포스코 포항공장서 큰불···고리원전 발전 중단


산업계도 태풍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힌남노 영향으로 이날 오전 7시 17분쯤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공장과 2열연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열연공장 주전기실 1개 동이 모두 탔다.

이마트 포항점 일부 매장은 침수돼 이날 영업을 중단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도 앞 도로가 한때 침수됐다. 편의점 GS25는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28개 점이 침수로 영업을 중단했다. 한강공원 점포 4곳은 진입 통제로 영업을 못 했고, 31개 매장은 정전이 발생했다. CU는 60개 점포가, 세븐일레븐은 30개 점포가 침수와 누수 등 피해를 입었다.

이날 6일 오전 6시쯤 부산 기장군에 있는 신고리원전 1호기 터빈 발전기는 가동을 멈췄다. 힌남노 북상으로 생긴 강풍이 전력 설비에 문제를 일으켜 발생한 사고로 추정된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방사선 누출 등 추가 피해는 없었다.

역대급 세력을 유지하며 우리나라를 향한 힌남노는 이날 오전 4시 50분께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상륙한 뒤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오전 7시 10분께 울산 앞바다를 통해 동해로 빠져나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태풍특보는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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