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환율급등에 美 투자부담 커져···올해도 흑자전환 힘들 듯

2022-09-0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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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공장 설립비용 44억5000만 달러

지난해 5.3조원서 현 6.1조원 수준으로

코로나發 첫 연기 이후로 두번째 '발목'

코로나19로 한 차례 늦춰졌던 SK온의 흑자 전환 목표를 올해 말에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조 원 규모에 달하는 해외 생산설비 구축에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지금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SK온에 더욱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흑자 전환 시점이 내년으로 다소 늦춰질 뿐 회사 자체 경쟁력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해외 투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70원 이상에서 거래됐다.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4월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1370원은 지난해 환율 평균인 1144.6원 대비 19.69% 높은 수준이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은 지난해 대비 15% 이상 상승세를 두 달 넘게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환율 상황이 미국에 생산설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SK온이 포드와 합작해 설립한 블루오벌SK는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공장 3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SK온은 미국 공장 설립을 위해 지난해 가을 44억50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44억5000만 달러는 5조3000억원 규모였으나 현시점에서는 6조1100억원으로 8100억원(15.28%)이나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물론 정확한 부담은 투자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고환율로 인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다른 배터리업체와 달리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SK온은 환율에 따른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SK는 2012년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하반기 배터리 사업을 전문으로 담당할 SK온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SK는 2020년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을 예고했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19 발생으로 올해로 흑자 전환 시점을 한 차례 연기했다. 만약 올해도 흑자 전환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두 차례 연기되는 셈이다.

아직 SK 내부에서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2022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SK온 고위 관계자는 "올해 4분기 흑자 전환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업계에서는 SK온 흑자 전환 시점이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SK온은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하면 72억5000만원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환율 등 경영 환경이 좋지 못해 SK온이 올해 흑자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올해 SK온이 추진한 생산설비 확충은 결국 회사 경쟁력을 더욱 개선해줄 것으로 보여 올해 적자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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