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별사면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하며 동남아 지역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번 해외 현장 경영에서 신동빈 회장은 막대한 투자가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와 베트남 스마트단지 조성 등 양국의 랜드마크가 될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롯데는 이와 함께 양국에서 유통과 물류 등 기간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4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일 베트남 독립기념일에 맞춰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서 진행된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했다.
총 사업비는 9억 달러(약 1조2267억원)다. 롯데는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를 최첨단 스마트 기술과 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베트남 최초의 최고급 스마트 단지로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주거시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시간 정보 공유로 생활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며, IoT·인공지능(AI)을 이용한 홈케어 서비스와 원격 진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심야시간에 얼음을 얼렸다가 한낮에 이를 녹여 건물을 냉방하는 '친환경 빙축열 냉방' 방식을 적용했다.
신 회장은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지 30주년을 맞는 해로,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겠다”며 “지하 5층부터 지상 60층에 이르는 에코스마트시티 안에는 롯데의 역량이 총 집결된 스마트 주거 시설과 유통 시설이 자리잡아 향후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인도네시아에서 화학군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인도네시아 반텐 주에서 총 39억 달러(약 5조431억원)를 투자해 추진 중인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과 합작해 납사크래커(NCC)를 건설하고 기존 폴리에틸렌(PE) 공장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이다.
프로젝트 완공 시엔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PL)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을 비롯해 하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외에서 연간 55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 화학사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롯데는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에 발맞춰 기반 인프라 구축에도 전념한다는 구상이다. 물류 인프라 확대가 필요한 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해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통합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2024년까지 완공이 목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자카르타 권역의 운송망 구축과 EPC(설계, 조달, 시공) 물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현지 운송 사업도 확대한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도 이어갔다.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투자 논의와 함께 박람회 유치 홍보 활동을 펼쳤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 곳곳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포토월이 설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