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3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작업에 주로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의 대(對)중국 수출을 중단할 것을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통보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후 시간 외 거래에서 6.56%, AMD는 3.74%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상무부의 통보에 따라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A100과 H100, 서버 완제품인 DGX 등이 신규 라이선스 취득 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 또한 이번 조치로 인해 이번 분기에 4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도 예상했다.
AMD 역시 같은 규정에 따라 AI용 GPU 반도체인 MI250의 중국 수출 중단을 통보받았다.
새 규정은 러시아에 대한 수출에도 적용되지만, 엔비디아와 AMD 모두 러시아에 어떤 제품도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CNN은 짚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의 반도체를 군사 목적이나 영업 기밀을 빼돌리는 데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일부 제품을 계속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서 상무부에 라이선스를 신청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가 면제를 허용해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 고객과 함께 대체 제품으로 구매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대체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라이선스 획득을 고려할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이어 “현재 신규 라이선스가 적용되는 제품은 A100, H100 및 이를 포함하는 DGX와 같은 시스템뿐이다”라고 덧붙였다.
AMD 관계자도 상무부의 통보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신규 라이선스가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은 “정책 변경 사항에 관해서 설명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 등과 관련해 필요 추가 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CNN은 이번 신규 라이선스 사태가 기술 부문을 둔 미-중 양국의 높은 긴장감을 보여준다고 했다. 두 나라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회계 조사 문제를 두고 합의에 도달했으나, 미-중 관계가 개선될 돌파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