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지난 6월 개봉해 현재까지 상영관을 지키며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여름 기대작 중 유일하게 손익분기점(BEP)을 넘은 셈이다.
'한산: 용의 출현'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배우 김성규가 있었다. 극 중 항왜 군사 '준사' 역을 맡은 그는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준사'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그의 심리를 이해시키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아주경제는 배우 김성규와 만나 '한산: 용의 출현'과 '준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700만 관객을 감동을 준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며 즐거웠어요. 굉장히 역동적인 작품이라 '체험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관객들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 거로 생각해요."
영화는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김성규가 연기한 '준사'는 이순신의 신념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항왜 군사가 된 왜군 병사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목숨을 걸고 왜군의 결정적인 정보와 작전을 빼내 이순신 장군에게 전하고자 한다.
"'준사'라는 캐릭터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심지어 촬영에 임할 때까지요. '준사'로서도, 김성규로서도 계속해서 질문을 하며 연기했던 거 같아요. 촬영을 진행하며 고민이 더욱 커졌었죠. 이순신 장군과 대면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준사'라는 캐릭터에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준사'의 톤앤매너를 만들어갔던 거 같아요."
항왜 군사인 '준사'를 위해 과감하게 삭발을 결심하고 캐릭터의 외형을 만들기도 했다.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있었다.
"제게 삭발은 걱정할 거리가 아니었어요. 저는 배우잖아요? 전작에서도 외형적인 변화가 큰 작품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고민이나 우려하지는 않았어요. 의상을 점검하고 메이크업하면서 '빨리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전투에 참여하는 무게감이라고 할까요? 외모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야기 속에서 처음과 중간, 마지막 전투로 향하는 준사의 마음이 외모로 드러난다고 보았어요."
그의 마음을 담아 분장팀도 최선을 다했다. "첫 등장에서 산발한 머리가 우스워 보이거나 어설퍼 보일까 걱정"했지만, 사극 장르에 특화되어있었던 분장팀은 김성규의 걱정을 순식간에 해소해주었다.
"쭉 헝클어진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분장팀이 장면마다 미세하게 차이를 주었고 많은 신경을 써주었어요. 산발한 모습이지만 흐트러진 모습이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장수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
김성규는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한산'과 '준사' 역할에 임했다. '한산'의 전편인 '명량'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배우로서 혼란을 겪던 시절, '명량'이 그의 중심을 잡아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던 시절 참 힘들었어요. '계속해서 연기 할 수 있을까?'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던 거 같아요.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 생각해 비행기 표까지 끊어두었는데 '명량'을 보고 '계속 연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었어요.'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배우들의 연기가 커 보였어요. 평소에도 최민식 선배님을 존경하지만 '명량'을 엄청난 감동하였었어요."
'준사'는 일본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일본어 중에서도 고어를 선보여야 했고 한국어는 어눌하게 보여주어야 했다.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일본어는 고어다 보니 계속해서 (일본어 선생님께) 검수받아야 했고, 한국어는 정보 전달에 방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어눌한 느낌을 내야 했죠. 이순신 장군과 대면하는 장면은 특히 중요해서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어요. 어눌함이 자칫하다가는 흉내로 보이거나 가볍게 보일 수도 있어서요. 보는 이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게끔 노력했어요. 의미 전달도 명확하게 하려고 했고요."
일본어에 관한 어려움을 묻자 "일본인 역할을 맡은 배우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적게 쓴다"며 겸손하게 답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일본어 대사가 많지 않았어요. 다만 '와키자카'(변요한 분)와 만날 때는 그 기운을 받아서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보이길 바랐죠. '범죄도시' 때처럼 많이 듣고, 많이 뱉어보려고 했어요. 최대한 입에 익게요."
그는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박해일과 함께 한 장면이 특히 인상 깊다고 말했다.
"촬영 전부터 기대가 컸어요. (박해일과) 대면하고 질문하고 또 답을 얻을 수 있는 장면이라서 좋았어요. 이순신 장군 역을 박해일 선배님께서 맡는다고 하셨을 때부터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 현장에서 박해일 선배님께서 평온하게 자리를 지켜주셔서 저 역시도 해낼 수 있었어요."
'준사'는 한산 해전이 한창이던 때 육지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김성규는 대학 시절 스승이었던 이준혁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준혁 선배님은 대학 시절 마임 수업의 강사셨거든요. 그 수업을 직접 들었던 터라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그 수업에서 칭찬받는 학생이었거든요! 선배님께서도 기억하고 계신다고 해서 기뻤죠. 특히 그 장면은 각자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육지를) 지켜내는 전투신이었기 때문에 함께 할 때 더욱 큰 책임감 같은 게 있었거든요."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한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정말 대단한 작품을 했구나' '정말 큰 작품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구나' 싶어요. 결과를 떠나서 영화적 재미, 그 안에 보이는 감독님의 세세한 계산까지 너무 만족스러워요. 제가 그랬듯 관객들도 후반부 해전에서 에너지를 잔뜩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한산: 용의 출현'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배우 김성규가 있었다. 극 중 항왜 군사 '준사' 역을 맡은 그는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준사'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그의 심리를 이해시키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아주경제는 배우 김성규와 만나 '한산: 용의 출현'과 '준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700만 관객을 감동을 준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며 즐거웠어요. 굉장히 역동적인 작품이라 '체험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관객들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 거로 생각해요."
영화는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김성규가 연기한 '준사'는 이순신의 신념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항왜 군사가 된 왜군 병사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목숨을 걸고 왜군의 결정적인 정보와 작전을 빼내 이순신 장군에게 전하고자 한다.
"'준사'라는 캐릭터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심지어 촬영에 임할 때까지요. '준사'로서도, 김성규로서도 계속해서 질문을 하며 연기했던 거 같아요. 촬영을 진행하며 고민이 더욱 커졌었죠. 이순신 장군과 대면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준사'라는 캐릭터에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준사'의 톤앤매너를 만들어갔던 거 같아요."
항왜 군사인 '준사'를 위해 과감하게 삭발을 결심하고 캐릭터의 외형을 만들기도 했다.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있었다.
"제게 삭발은 걱정할 거리가 아니었어요. 저는 배우잖아요? 전작에서도 외형적인 변화가 큰 작품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고민이나 우려하지는 않았어요. 의상을 점검하고 메이크업하면서 '빨리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전투에 참여하는 무게감이라고 할까요? 외모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야기 속에서 처음과 중간, 마지막 전투로 향하는 준사의 마음이 외모로 드러난다고 보았어요."
그의 마음을 담아 분장팀도 최선을 다했다. "첫 등장에서 산발한 머리가 우스워 보이거나 어설퍼 보일까 걱정"했지만, 사극 장르에 특화되어있었던 분장팀은 김성규의 걱정을 순식간에 해소해주었다.
"쭉 헝클어진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분장팀이 장면마다 미세하게 차이를 주었고 많은 신경을 써주었어요. 산발한 모습이지만 흐트러진 모습이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장수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
김성규는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한산'과 '준사' 역할에 임했다. '한산'의 전편인 '명량'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배우로서 혼란을 겪던 시절, '명량'이 그의 중심을 잡아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던 시절 참 힘들었어요. '계속해서 연기 할 수 있을까?'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던 거 같아요.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 생각해 비행기 표까지 끊어두었는데 '명량'을 보고 '계속 연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었어요.'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배우들의 연기가 커 보였어요. 평소에도 최민식 선배님을 존경하지만 '명량'을 엄청난 감동하였었어요."
'준사'는 일본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일본어 중에서도 고어를 선보여야 했고 한국어는 어눌하게 보여주어야 했다.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일본어는 고어다 보니 계속해서 (일본어 선생님께) 검수받아야 했고, 한국어는 정보 전달에 방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어눌한 느낌을 내야 했죠. 이순신 장군과 대면하는 장면은 특히 중요해서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어요. 어눌함이 자칫하다가는 흉내로 보이거나 가볍게 보일 수도 있어서요. 보는 이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게끔 노력했어요. 의미 전달도 명확하게 하려고 했고요."
일본어에 관한 어려움을 묻자 "일본인 역할을 맡은 배우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적게 쓴다"며 겸손하게 답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일본어 대사가 많지 않았어요. 다만 '와키자카'(변요한 분)와 만날 때는 그 기운을 받아서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보이길 바랐죠. '범죄도시' 때처럼 많이 듣고, 많이 뱉어보려고 했어요. 최대한 입에 익게요."
그는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박해일과 함께 한 장면이 특히 인상 깊다고 말했다.
"촬영 전부터 기대가 컸어요. (박해일과) 대면하고 질문하고 또 답을 얻을 수 있는 장면이라서 좋았어요. 이순신 장군 역을 박해일 선배님께서 맡는다고 하셨을 때부터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 현장에서 박해일 선배님께서 평온하게 자리를 지켜주셔서 저 역시도 해낼 수 있었어요."
'준사'는 한산 해전이 한창이던 때 육지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김성규는 대학 시절 스승이었던 이준혁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준혁 선배님은 대학 시절 마임 수업의 강사셨거든요. 그 수업을 직접 들었던 터라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그 수업에서 칭찬받는 학생이었거든요! 선배님께서도 기억하고 계신다고 해서 기뻤죠. 특히 그 장면은 각자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육지를) 지켜내는 전투신이었기 때문에 함께 할 때 더욱 큰 책임감 같은 게 있었거든요."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한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정말 대단한 작품을 했구나' '정말 큰 작품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구나' 싶어요. 결과를 떠나서 영화적 재미, 그 안에 보이는 감독님의 세세한 계산까지 너무 만족스러워요. 제가 그랬듯 관객들도 후반부 해전에서 에너지를 잔뜩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