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 가장 많은 업체 수를 보유한 보험업계에서 근속 연수,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최근 보험사들이 반기보고서 공시를 대부분 완료한 가운데, 급여는 메리츠화재, 근속 연수는 한화생명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 삼성생명·화재가 명실공히 리딩 컴퍼니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해당 수치는 그렇지 못해 눈길을 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개 주요 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들의 올해 6월 말 기준 반년치 평균 급여액은 5197만7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연봉으로 단순 환산하면, 이들 보험사의 1인 평균 급여는 1억원을 상회했다.
KB손보는 같은기간 5400만원, DB손보는 5245만원, NH농협생명은 5200만원으로, 5000만원 대의 반년치 급여액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생명(4700만원), 삼성화재(4503만원), 한화생명(4500만원), 현대해상(4300만원), 신한라이프(4100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보험업계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김용범 부회장 취임 이후 실용 중심 기반 '아메바경영' 도입을 통해 모든 조직을 성과형으로 탈바꿈 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메바경영은 소집단이 주특기를 살려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한 기업경영 형태다. 보상 역시 각자의 성과에 따라 이뤄져 직원들의 자발적인 행동과 성장을 부추기는 경영 방법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조에 메리츠화재는 올초 표준연봉의 40% 수준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직원수가 경쟁사 대비 절반 가량인 점도 상여금을 높게 책정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한 46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손보업계 2위사로 평가받는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3684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아울러 같은기간 평균 근속 연수가 가장 긴 곳은 한화생명이었다.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기준 평균 근속 연수가 17년 2개월이었다.
삼성생명은 16년 8개월, 교보생명 16년 6개월을 기록했으며, 신한라이프와 KB손보는 15년 2개월로 근속 연수가 같았다. 이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 14년 8개월로 집계됐으며, NH농협생명(13년 1개월), DB손보(11년 10개월), 메리츠화재(11년 8개월)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내부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 문화 혁신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한화생명은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승진자들에게 1개월간 휴가를 제공하는 ‘안식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남직원들이 육아지원을 할 수 있도록 배우자 출산 후 1개월간 휴가사용을 권장하는 '아빠휴가 제도'도 도입했다. 최근에는 강원도 양양 브리드호텔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리모트 워크플레이스'를 운영했다. 한 층 모두를 업무공간으로 쓰며, 루프탑가든이나 도서관 형태의 카페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