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이날 1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협회장 쇼트리스트 3명을 발표했다. 해당 후보군에는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 12일 마감한 제13대 여신협회장 공모에 6명이 비공개 입후보 등록을 마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쇼트리스트에서 관료 출신은 공모 시작 전부터 하마평이 무성했던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와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포함됐다.
남 전 대표는 행정고시 37회 출신으로 금융위 국제협력팀장을 지낸 뒤 2011년 KT코퍼레이트센터 경쟁력강화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KT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5년 KB캐피탈 전무, 2016년 KB캐피탈 경영관리본부장을 지냈다. 정 전 사장은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다.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일단 업계는 관료 출신 협회장 임명 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후보 3명 중 2명이 관 출신인 데다 여신협회장이 2010년 상근직 전환 이후 김덕수 전 협회장(전 KB국민카드 대표이사)을 제외하면 모두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영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금융당국과 적극적 소통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여신업계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빅테크와 경쟁 요인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반면 관피아 논란이 또다시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인사 향방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금융협회장 자리가 고위 공직자 '재취업 문'이라는 비판이 존재해왔다. 최근 금융협회장과 공공기관 수장들이 연이어 민간 출신들로 채워진 점을 고려하면 해당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수출입은행장으로 공채 출신인 윤희성 행장이 취임했으며,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민간 출신 최초로 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여신협회는 다음 달 2차 회추위를 개최해 최종 후보 1인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다음 달 6일 오후 2차 회추위를 개최해 3인에 대한 면접과 투표를 진행해 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 1인을 선출할 계획"이라며 "추석 이후 회원사 총회 찬반 투표로 협회장이 최종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여신금융협회장은 카드·캐피털 등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를 관할하는 협회 수장으로,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