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챙긴 증권사, 양성평등은 못 챙겨… 남녀 임금 격차 '최대 2배'

2022-08-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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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사]

양성평등을 위한 국내 증권사들의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남녀간 급여 격차가 최대 2배 이상 벌어졌으며, 수익을 추구하는 증권사일수록 양성평등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으로 양성평등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고착화 된 차별 문화는 하루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10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반기보고서 기준 직원수는 총 2만3608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 직원은 1만3781명, 여성 직원은 9827명으로 남성 직원수 대비 여성 직원수 비율은 71% 수준이다.

남성 직원수 대비 여성 직원수 비율이 적은 증권사를 살펴보면 △메리츠증권 42% △하나증권 59% △신한금융투자 65% △NH투자증권 73% △대신증권 74% △미래에셋증권 75% △KB증권 75% △삼성증권 77% △한국투자증권 83% △키움증권 92% 순이다.

1인당 평균 급여 규모는 1억9654만원이다. 이 중 남성 직원은 1억2200만원, 여성 직원은 7454만원으로 파악됐다. 여성 직원은 남성 직원 급여 대비 평균 61%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별로 남성 직원 급여 대비 여성 직원이 받는 급여 수준을 살펴보면 △메리츠증권 47% △키움증권 54% △삼성증권 56% △NH투자증권 61% △하나증권 62% △신한금융투자 66% △미래에셋증권 67% △KB증권 68% △한국투자증권 68% △대신증권 70% 순이다.

이에 메리츠증권이 남성 대비 여성 직원수 42%, 임금격차는 남성 대비 47%로 직원수 및 임금격차가 최대 2배로 나타나며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키움증권의 경우 남녀 직원수 차이는 48명에 불과하지만 남성 대비 여성이 받는 급여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급여 책정에서 성차별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수익성이 우수한 편에 속한다.
 
이처럼 직원수와 급여에서 남녀 차이가 나는 요인은 증권업 특성도 한몫한다. 증권업 특성상 전문성을 요하는 사업이 많기 때문에 보수적인 도제식 부서문화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때 수익성이 크거나 성과급 비중이 높은 주요 사업부문에 주로 남성 직원이 포진한 것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도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등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면서도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진에서도 여성 임원은 전체 임원 5~10명 중 1명일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여전한 증권사 양성평등의 한계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차별문화는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증권사의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평등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서 남자와 여자를 서로 차별하지 않고, 동등한 참여기회, 권리 및 의무, 자격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며 양성평등도 강조되는 분위기다. 양성평등은 회사의 ESG 수준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활용된다.
 
증권업종 특성상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도제식 부서문화’가 중심이 되고 보수적인 편이다. 과거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남녀간 급여 격차가 최대 2배 이상 벌어졌으며, 수익을 추구하는 증권사일수록 양성평등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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