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에 이준석 전 대표가 맞불을 놓으면서 여당 내홍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기각에 확신을 가진다고 말하며 비대위 사무총장에 재선의 김석기 의원을 임명했다. 반면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가처분 신청 인용 시 향후 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할 생각이 없다"며 "인용되겠다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석기 사무총장' 카드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은 재임 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당 조직부총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만큼, 조기에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재선 의원이 당 사무총장을 맡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과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당시 초선 박완수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적이 있어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당 지도부는 판단하고 있다. 앞서 김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재외선거 독려를 위해 이 전 대표와 함께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 측은 "비대위 체제가 4~5개월 정도 이어진다고 봤을 때 (주 위원장은) 당직 경험이 있으신 분이 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주 위원장은) 9월 정기국회와 10월 국정감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전당대회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치르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전 대표를 의식해 김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에도 윤 대통령을 때리며 공중전을 전개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거론한 뒤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선거 결과가 좋으면 (선거 때 갈등은) 털고 갈 수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당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말을 인용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또 지난 17일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에 참석해 비대위 전환의 절차적 문제와 내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상상황은 국가로 치면 계엄에 가깝다"며 "상임전국위는 당연직이 대부분이다. 그 사람 중에서 과반이 모여서 비상 선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거는 정당의 안정성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