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줄이자"...성장보다 내실 다지기 나선 이커머스

2022-08-18 18:54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출혈경쟁을 감수했던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어모드'에 돌입했다. 최근 이커머스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예전 같은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고 실익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은 66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오히려 366억원 늘었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롯데온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4% 감소한 521억원,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36억원 늘어난 945억원으로 일제히 주저앉았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배송과 할인 경쟁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결과다.
 

[그래픽=아주경제]

업체들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으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롯데는 현재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중장기 로드맵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여기에는 온라인 체질 개선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2020년 롯데온 출범 당시 "적자 나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라고 공언한 바대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번 로드맵은 김 부회장의 취임 반년을 맞아 오는 9월에 맞춰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점은 미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중장기적 로드맵 전략을 세우고 있고 온라인 전략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적자 폭이 커진 롯데온은 고비용 사업구조 손질을 시작했다. 지난 5월 고비용 사업구조의 새벽배송 서비스 사업을 중단하고 비용 부담이 덜한 '당일 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께는 롯데로지스틱스에 롯데마트몰의 상품 배송을 담당하던 차량 171대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등 물류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전체의 23%에 해당한다. 롯데온은 하반기에도 차량 감차를 계속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SSG닷컴도 온라인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당초 올 하반기에 2개의 광역물류센터(RDC)를 신설하려던 계획도 내년으로 미뤘다. 또 중소형 피킹·패킹(PP)센터 18개점을 없애고 자동화율이 높은 대형 PP센터로 업무를 이관한다. 권역별 PP센터 통합 작업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물류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올 하반기 24개로 예정됐던 대형 PP센터 확대 계획도 12개로 하향 조정했다. 마케팅 전략도 유료멤버십 고객 중심으로 전환한다. 

업계에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 쇼핑 시장은 11.1% 성장했다. 작년 성장률이 21%인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주춤하다. 연간 성장률도 10%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투자에 비해 성과도 미미하다. 롯데온과 SSG닷컴은 이미 네이버(올 상반기 점유율 20% 추정)와 쿠팡(20.8% 추정) 등 이커머스 강자들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어 점유율 측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마켓을 뺀 SSG닷컴의 올 상반기 점유율은 3.1%, 롯데온은 1.7%에 그친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늘리면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는 것"이라며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주춤한 것도 전략을 수정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