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동안 가격이 8배 이상 오른 리튬의 가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공급난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특히 친환경에너지를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7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하면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켄트 마스터스 최고경영자(CEO)는 "리튬 생산업체는 장기적인 시스템 문제에 놓여 있다"며 "공급난이 7~8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본사를 둔 앨버말은 테슬라를 비롯해 다른 주요 전기 자동차에 리튬을 공급하고 있다. 상장사 기준으로 미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이기도 하다.
최근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시장 일각에서는 리튬 추출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후 2년 안에 리튬 공급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현재 리튬은 염수와 점토 등에서 증발을 통해 추출된다. 하지만 증발을 하지 않고 염수에서 금속을 제거한 뒤 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의 기술 에 시장은 기대를 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리튬 채굴 프로젝트는 현재 공급으로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 채굴은 타당성 검토부터 생산까지 6~19년이 걸린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IEA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 자동차 계획을 충족시키기 위해 2030년까지 60개의 리튬 광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최근 2년 동안 리튬 가격이 8배 오르는 등 수요가 폭증하자 세계 곳곳에서 리튬 산업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자 리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상원을 통과했으며 금주 안으로 하원까지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전기차 구매를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리튬 생산국인 호주에서도 '리튬 붐'이 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 전기차 산업으로 리튬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호주에 광업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서호주 아웃백 타운 칼굴리에서 열린 광업 관련 포럼에서 호주 리듐 산업의 경영진으로 가득찼고 새로운 투자를 위한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은 약 10만 톤으로 호주가 5만5000톤으로 최대 생산국이다. 이어 △칠체(2만6000톤) △중국(1만4000톤) △아르헨티나(6200톤) △브라질(1500톤) 순이었다.
리튬 수요 증가는 미국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약 800만 톤의 리튬을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리튬이 많이 매장된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 생산량의 1%만 채굴하고 있다. 파리 협정에 따른 기후 목표를 풍족하려면 세계 자동차 업계는 2040년까지 현재보다 40배 많은 리튬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 전기 자동차 배터리 관련 산업은 친환경 경제를 만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사업이기 때문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79조원) 투입도 포함한다. 구체적인 에너지 비용 지원은 전기차 지원, 친환경 에너지 생산 시 공제 등으로 구현된다. 법안에 따르면 전기차를 중고로 구매 시 4000달러, 신차의 경우 최대 7500달러를 공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