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매도 정점 찍었나?…"달러당 140엔 넘지는 않을 것"

2022-08-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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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글로벌 외환시장을 달구었던 엔 매도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엔화는 달러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일 금리격차 확대, 유가급등 및 안전자산 지위 약화, 경기침체 우려 등의 영향이 컸다.

달러/엔 환율은 2020년 3월 저점에서 올해 7월 중순까지 무려 38%나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40엔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에 매도세가 다소 완화하면서 달러당 엔의 가격은 2023년 1분기까지 달러당 130엔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략가들이 내다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자체 데이터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는 일본 엔화 가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행(BOJ)이 국채금리 상승을 막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엔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미국 장기국채금리 수익률도 6월 고점보다는 하락했다. 6월 중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47%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은 8월 들어 2%대 후반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8일에는 2.827%로 정점에 비해 60bp 이상 떨어졌다. 이에 엔 매도도 다소 진정된 것이다.

물론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게 발표되자, 미국 10년물 국채의 금리도 오르면서 다시 달러화 강세가 다소 강해지기는 했다. 그러나 7월 중순 수준으로 달러/엔 환율이 다시 치솟을 가능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이와의 이시즈키 유키오 선임 외환전략가는 "환율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 차는 더 이상 달러/엔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엔화 매도가 정점을 찍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완화한 것도 엔화 안정에 도움을 줬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일본 무역적자도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마쓰지마 유키는 일본의 7월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수입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3월 고점에서 25% 이상 떨어졌다.

엔화를 둘러싼 거시경제 환경이 다소 안정된 가운데,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명성도 어느 정도 되찾고 있다. 엔화는 앞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1.3% 급등해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심화하면서 지난 3주 동안 4% 이상 상승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2021년 3월 이후 순 약세 엔화 베팅을 가장 적게 줄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엔화의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연준이 더욱더 강하게 긴축 정책을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오전 10시 기준으로 달러당 엔화의 환율은 135.24엔 전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때 135.585엔으로 지난 7월 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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