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진 K방산···연이은 '수주 잭팟'에 실적도 쭉쭉

2022-08-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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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산업계가 연이은 ‘잭팟’에 고무된 분위기다. 최근 현대로템·KAI·한화디펜스 등 주요 방산업체들은 폴란드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집트와 호주 등에서도 추가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대만과 중국 사이에 한층 높아진 군사적 긴장감이 자리한다.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기가 쉽지 않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한국산 무기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러·우크라 사태 계기로 저력 뿜어낸 ‘K방산’ ···美·獨·日도 놀랐다
올해 상반기 방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로템, KAI, 한화디펜스 등 국내 방산기업들이 폴란드를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성과를 낸 것도 이러한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K2 전차 1000대, FA50 경공격기 48대, K9 자주포 600여 문의 기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출은 최대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방산 선진국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선택한 배경부터 자국 방산 산업에 대한 자조의 목소리까지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한국 무기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폴란드는 주어진 예산으로 F35보다 더 많이 구매할 수 있는 FA50을 선택했고 미국 M1 탱크보다 덜 비싼 K2 전차를 사려고 한다”며 “폴란드가 구매한 K9 자주포는 미국이 아직 실질적인 경쟁품을 내놓지 않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도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선택한 배경에는 독일 정부가 폴란드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1990년 통일 이후 대폭 축소된 국방비 지출에 대한 논의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래픽=아주경제]

아시아도 긴장감↑...하반기 추가 수주 가능성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대내외적인 여건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윤석열 정부는 첨단전력 건설과 방산 수출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방산 수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진 것도 주목할 점이다. 한반도를 비롯해 대만, 남중국해 등 미국과 중국의 직간접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를 대상으로 대규모 수출을 차질 없이 이행한다면 유럽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3일(현지시간)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고기동 시범과 함께 한국과 이집트 공군의 우호를 다지는 비행을 진행했다. 공중곡예팀이 피라미드 위에서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블랙이글스 T50B 비행을 계기로 FA50 경공격기 이집트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AI 역시 이번 비행과 발맞춰 현지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상무)은 “KAI는 이집트 현지에서 공동생산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집트가 아프리카와 중동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아주경제]

방산업계, 연간 경영실적 대폭 개선 ‘장밋빛 전망’
다만 이번 수출 계약이 방산업체들의 경영실적 개선에 당장 반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계약 건이 매출로 잡히려면 물건을 납품해야 한다”며 “물건을 만들어 놓고 계약한 뒤에 파는 게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만들기 시작하다 보니 수주 이후 매출에 반영될 때까지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대규모 수주를 통해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좋은 상태”라며 “계약에 따라 차례로 무기를 납품하면 영업이익도 개선되고 미래를 위한 성장에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의 올해 경영실적은 지난해 성과와 맞물려 대대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 3조589억원의 매출과 116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대비 각각 6.5%, 45.6% 확대된 규모다.

KAI는 영업이익이 작년의 세 배 가까운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는 KAI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9685억원, 1688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15.9%, 189.5%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1조8222억원의 매출과 9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IG넥스원 역시 올해 각각 15.4%, 69.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1022억원, 1647억원이다.
 

[그래픽=홍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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