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 6거래일 연속 순매수… 추세 흐름 '단기 vs 장기' 관심 확대

2022-08-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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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2470선을 회복했다. 지난 7월 2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변동성 장세를 유발했던 대형 이벤트들이 지나고 시장이 안정화된 가장 큰 이유로 외국인들의 유입을 꼽는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평가 매력을 보유 중인 대형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돌아온 외국인 국내 수급 열쇠 되나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한 달간 외국인은 2조3215억원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7월 28일 이후 이날인 8월 4일까지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보를 나타냈다. 6거래일을 순매수한 건 작년 12월 21일부터 12월 28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는 5조58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지난 6월과 확연하게 다른 행보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매크로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빠르게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6월 외국인 매도가 수반된 주가 하락이 이어졌는데 5월은 뮤추얼펀드와 기금 중심인 미국계 자금이 주도했다”며 “6월은 ‘핫 머니’ 성격을 지닌 유럽계 자금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에 외국인들의 지분율도 급격하게 떨어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인 1월 3일 33.55%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8월 3일 기준 30.89%로 2.66%포인트가 줄었다. 외국인들의 이탈과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시가총액도 741조5217억원에서 599조2503억원으로 142조2714억원이 감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초부터 6월 말까지 16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미국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면서 지속된 강달러 압력도 외국인 매도의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수급에 있어 키(Key)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유출 규모가 큰 만큼 추후 투자환경 개선 시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및 기관의 신규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스피에서의 신규자금 유입을 기댈 곳은 외국인 자금이 될 것”이라며 “개인과 기관자금과 함께 시장의 큰손인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집중되는 섹터와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며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연구원은 “원‧달러 상승 시 환차손 부담으로 국내 증시로의 진입이 제한될 수 있지만, 현재 코스피 지수는 원‧달러 환율 고려 시 외국인에게는 더욱더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환율이 안정되고 환 변동성이 축소된다면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실제로 7월 이후 외국인 자금은 순유입 추세를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장기투자 성격 자금 가능성 커… 대형주 중심 ‘매수’ 기대
 
현재 유입 중인 외국계 자금은 국부펀드들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비어 있는 외국인들의 수급 공백을 장기투자 성격의 펀드들이 채우고 있는 점은 국내 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유준 연구원은 “노르웨이와 싱가포르 자금은 하락 장에서도 순매수에 나섰다”며 “두 자금의 공통점은 국부펀드가 중심이 된 장기 투자 성격의 자금으로 지속된 주가 하락이 장기성 자금에 있어 국내 주식 비중확대 기회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스위스와 노르웨이 등은 연초부터 꾸준히 국내주식의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6월 4770억원의 국내주식을 순매수했다”며 “이외에 캐나다와 스웨덴 등도 6월 국내주식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가, 스위스는 거액자산가의 자산관리 산업이 발전한 국가며, 캐나다와 스웨덴은 연기금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6월에는 장기적인 관점을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가격 메리트가 생긴 국내주식의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유입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외국인들에게 외면받았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회복될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외국인 지분율 변동은 늘 대형주가 중심이었고, 주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목해볼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화장품‧의류 등이 거론된다.
 
최유준 연구원은 “외국인이 모든 업종을 사고 있지는 않다”며 “상반기 매도세가 강했던 업종 중 수급이 유입되는 업종은 반도체, 화장품·의류, 유통, IT가전, 자동차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급 공백을 메우는 측면과 최근 반등 탄력과 실적을 고려하면 반도체, 자동차, IT가전 중 2차전지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며 “방어주 중 통신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강대석 연구원은 “IT가전과 화장품 및 의류, 완구, 반도체, 자동차, 호텔‧레저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업종은 외국인 지분율은 여전히 고점 대비 낮지만 거래 비중이 최근 올라왔다”며 “견조한 이익 전망치와 낮은 주가, 코스피 시가총액 내 비중이 클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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