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증시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간 갈등 고조가 우려되며 하락 마감했다. 대만해협 위기감 고조 속 방산주만 '나홀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59포인트(0.71%) 하락한 3163.67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는 137.76포인트(1.14%) 급락한 1만1982.26으로, 창업판 지수는 49.8포인트(1.86%) 하락한 2628.82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외국인도 '팔자'세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은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모두 10억4900만 위안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항공제조(3.91%), 조선(2.21%) 등 방산주가 강세를 보였다. 전자부품(1.02%), 전자IT(0.7%), 바이오제약(0.64%), 비철금속(0.63%), 정유(0.57%) 등도 오름세로 마감했다.
반면 전기(-2.54%), 가전(-2.2%), 호텔관광(-2.04%), 자동차(-1.34%), 환경보호(-1.22%), 부동산(-1.14%), 교통운송(-1.06%),금융(-0.96%), 석탄(-0.87%), 제철(-0.74%) 등 업종은 약세로 마감했다.
중국의 반복적인 경고와 반대에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2일 밤 대만을 방문해 1박2일 일정을 소화했다. 3일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동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창업주와도 만났으며, 중국 신장위구르·홍콩 출신의 반중 인사를 비롯한 인권 운동가들과 만남의 자리도 가졌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일정에 TSMC, 신장위구르, 홍콩, 인권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 담겨있어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한층 더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미 중국 외교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중국공산당 대만업무판공실, 전국정협외사의원회, 국방부 등은 2일 밤 일제히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엄정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심야에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기도 했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반격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단호하고 점진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고됐다.
이미 중국 정부는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강화했다. 2일 저녁부터 대만섬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해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을 진행하고, 4일부터 7일까지는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과 실탄사격도 예고했다.
중국의 대만 제품에 대한 수출입 통관 중단이나 지연 등을 통한 경제 보복 움직임도 시작됐다. 중국 해관총서는 3일부터 대만산 감귤,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에 대해 유해물질 발견,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등을 이유로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 같은 날 관련 법률 규정에 근거해 천연 모래의 대만 수출을 잠정 중단하는 조치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