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ESG 열풍] 건설업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속속 발표...중견에도 확대할까

2022-07-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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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아주경제DB]

건설사들 사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의 발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상장 건설사의 경우 보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향후 투자 확대를 위해서도 ESG 경영은 필수조건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흐름은 중견 건설사에도 확대되고 있다. 

◆10대 건설사 대부분 공개...ESG 강화, 해외 수주·투자 유치 유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ESG 경영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DJSI, 모건스탠리의 MSCI ESG 평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등 여러 평가 방식이 존재하지만, 이들 모두 각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기초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제도화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자산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 상장사에 대해 해당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했다. 이후 2030년부턴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의무화가 확대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회사의 재무 영역 위주로 정보를 공개했던 공시 보고서를 비재무 영역까지 확대한 것이다. 

회사 창립과 함께 지금까지 어떻게 운영돼왔는지, 그리고 현재 회사가 어떤 방향성으로 어떤 사업을 하며 움직이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전 지구적 위기인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회사의 기여(E), 사회적인 공헌과 책임(S), 회사 내부의 투명한 지배구조 상황과 구성원 구성 비율과 복지제도(G) 등을 소개한다. 이는 기존에는 기업 외부에선 쉽고 투명하게 알기 어려웠던 요소들이다. 

또한 최근에는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와 해외 투자 유치 조건으로 ESG 평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해외 현장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이를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아울러 ESG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자체적으로 'ESG 채권' 발행이 가능해지는 등 투자 유치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도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시공능력(도급) 평가 순위 10위에 드는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상장 여부와 관계 없이 홈페이지에서 이를 공개 중이다. 

현재 10대 건설사 중 상장사이면서도 유일하게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는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이지만, 최근 주주총회에서 빠른 시일 안에 보고서 발간을 약속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GS건설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해 11번째로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성장을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Beyond Growth)'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건설사로서 환경·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특히 회사는 국내 대표 ESG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자사의 핵심 노력을 'ESG CORE(코어)'로 정리했다. 이는 향후 회사가 '지속가능한 글로벌 기업(Sustainable Global Company)'으로 도약하기 위해 각각 친환경 신기술과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일례로 회사는 올해 RIF Tech(미래기술연구소)를 설치하고 △현장 용수 절감 기술 △바이오가스 시설 모듈화 기술 △저에너지·친환경 해수 담수화 기술 등의 신사업 핵심 기술을 확보했으며, 수처리 전문기업인 자회사 GS이니마 등의 기업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2012년 이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왔다. 회사는 이번 연도 보고서에선 별도의 '기후 변화 대응' 부문 보고를 구성했다. 최근 회사가 기후변화 대응조직인 기후변화대응위원회를 설립해 온실가스 단·중·장기 감축 목표를 수립한 내용을 담았다. 

또한 대우건설은 모기업 중흥그룹과 함께 올해를 'ESG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ESG전담팀을 꾸린 상황이다. 올해 11월에는 전사적인 ESG위원회도 발족할 예정이다. 

올해 DL이앤씨는 지난해 기업 분할 이후 처음으로 독자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지주사인 DL과 함께 발간했던 내용에서 독자적인 과제를 설정하면서 자체적인 ESG 경영 방침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ESG 최우선 과제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이동했다. 기후변화 대응은 2순위 과제인 제품·서비스 안전과 품질 강화에 이어 제3과제로 꼽혔다.

특히 DL이앤씨는 환경 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등을 내세우는 타사와의 차별점으로 주택과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추진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회사는 주택 사업에서 수익성 높은 디벨로퍼(부동산 개발)·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들 비중을 지난해 53%에서 2024년 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 공개 협의체에 따른 내용도 보고서에 별도로 포함하고 비재무 정보 공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ESG 정보 공개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아울러 자회사인 DL건설 역시 이달 13일 설립 이래 최초로 별도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펴냈다. 

◆중견 건설사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움직임

다만 대형 건설사 이외에 중견 건설사에선 아직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와 ESG 경영을 도입하는 단계다. 매출과 직접 연관이 없는데도 보고서 작성과 사회공헌 사업, 기후변화 대응 활동 등에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에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중견 건설사에선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 등이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은 지난 5월 자사의 ESG 경영 추진 가이드라인인 '반도건설 ESG 매뉴얼' 개발을 완료하고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본격적인 ESG 경영을 선포하고 전담 태스크포크(TF) 조직을 구성했다. 이후 TF는 'ESG경영팀'이란 이름으로 기획실 산하 정식 조직으로 승격했고 올해 들어선 ESG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업했다. 

비상장사인 반도건설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제출 의무가 없음에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보고서 발간을 추진 중이다. 이런 선제적인 조치가 현실화한다면 국내 비상장 건설사 중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게 된다. 

아이에스동서는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선제적인 보고서 발간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미리 정부의 공시 의무화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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