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19일 만에 말폭탄 쏟아낸 김정은 '7차 핵실험' 예고···강대강 치닫는 한반도

2022-07-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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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선제공격 등)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강하게 위협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며 말 폭탄을 던지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일거에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69주년 기념행사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 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 "윤석열과 군사깡패, 추태·객기 기억한다"

김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직접 윤 대통령 이름을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개활동은 지난 8일 노동당 각급 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 부문간부 특별강습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후 19일 만이다.
 
그는 현 정부를 향해 "역대 그 어느 보수 정권도 능가하는 극악무도한 동족 대결 정책과 사대·매국 행위에 매달려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를 전쟁 접경으로 끌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무장력은 그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 국가의 '핵전쟁 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 힘을 자기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우리는 윤석열이 집권 전과 집권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 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후 언급한 '북핵·미사일 대응 선제타격론', '북한은 주적'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직책도 생략한 채 직접 경고를 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불신과 반감, 향후 대남 대적 투쟁의 향방을 가늠케 한다"며 "상당 기간 한반도 정세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8월 한·미 연합훈련 계기 핵실험 가능성"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편한 심경도 드러냈다. 다만 윤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 발언에 비하면 일정부분 수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향후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의 대화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거나 그동안 미뤄뒀던 7차 핵실험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의 강경 발언에 우리 정부는 딱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반응했고,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김정은의 위협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의 첫 8200톤(t)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했다. 정조대왕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추적,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핵심 해상전력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험난한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조대왕함처럼 신해양강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도 흐트러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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