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일단은 안도했다. 빅테크 기업인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두 자릿수 분기별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등 시장의 우려보다는 실적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오는 하반기에 크게 휘청이지 않을까 우려했던 시장의 공포는 다소 완화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실적을 보고한 알파벳, MS,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폐장 후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알파벳은 4.87%, MS와 텍사스 인트루먼트는 각각 3.97%, 2.74% 올랐다.
투자자들은 특히 알파벳에 주목했다. 알파벳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도는 광고 수익을 보고했다. 스냅과 트위터가 광고 매출 감소로 주가가 급락한 뒤 구글 역시 광고 매출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구글의 검색 및 기타 매출은 406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팩트셋의 추정치인 401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구글의 광고 사업은 알파벳의 분기 매출의 81%를 차지했다.
시노버스트러스트 컴퍼니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댄 모건은 알파벳의 실적이 나온 뒤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는 보고서”라고 평했다.
MS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회사가 내놓은 낙관적인 전망이 시장의 공포를 다소 가라앉혔다. MS는 강달러에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주당순이익은 조정 기준으로 2.23달러를 기록하며 리피니티브가 조사한 예상치(2.29달러)를 밑돌았다. MS의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MS는 클라우드 사업부문이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 늘어나는 등 향후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이번 분기 매출과 이익이 월스트리트의 추정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산업 기계 및 차량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면서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도 미국 달러 강세에 힘입어 2분기 영업 이익이 56% 늘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2023년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번주 메타, 퀄컴 등이 실적을 보고하면 투자자들이 기술 업계 전반의 상황에 대한 통찰력을 더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