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부터 포드까지...미국, 거세지는 인력 감축 칼바람

2022-07-21 18:57
  • 글자크기 설정

바이든 중간선거까지 영향 미친다는 분석

채용 준비를 하고 있는 미국 지원자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굳건함을 자랑하던 미국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할 것을 시사하자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낮은 실업률과 높은 임금 상승률 등 강한 노동시장은 연준이 과감하게 금리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하나둘 인력을 감축하면서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파가 미국 중간선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불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미국 포드 자동차가 향후 몇 주 안에 최대 8000개의 일자리를 줄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회사 전체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인력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는 등 인력 감축이 이익 증가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은 "포드가 올해 여름부터 일자리 감축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감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드의 전체 정규직 숫자는 3만1000명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은 아직 확정 단계가 아니며, 세부 사항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포드는 인력 감축을 통해 절감한 돈을 전기차 개발 등에 투자할 전망이다. 팔리 CEO는 지난 3월 전기차 부문에 대한 지출을 500억 달러로 늘리고, 오는 2026년까지 연 200만대의 전기차를 팔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실리콘 밸리와 월가의 주요 기업들은 진작 인력 감축을 시사했다. 제일 발 빠르게 움직인 기업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코로나 대유행기에 스트리밍 TV 수요가 증가해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 유행이 완화되고 넷플릭스는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자 넷플릭스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넷플릭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6월 직원 300명, 지난 5월 150명을 정리해고했다. 6월 해고 당시 넷플릭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상당한 사업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 둔화와 맞물려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인력 조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6월 해고는 한 달 만에 이뤄진 2차 감원 조치로, 해고 규모는 전체 직원의 약 4%에 해당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6월 월가의 대표적 기업 JP모건체이스도 대대적인 인력 조정과 재배치에 나섰다.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자 JP모건 체이스는 수백명 해고를 단행했다. JP모건은 성명에서 "이번 인력 배치 결정은 모기지 시장의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채용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지난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 일부 사업부의 고용과 지출 증가 속도를 줄이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에 일부 사업 부문의 연구개발(R&D)과 채용 예산을 예상보다 적게 책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애플은 통상 매년 5∼10%가량 인원을 늘려왔으나, 내년에는 일부 부서의 인원을 늘리지 않고 직원이 퇴사해도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채용 규모를 줄인다고 하자 시장은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미국 기술 회사들은 최근 몇 주 동안 고용 축소와 정리해고를 발표했고 이런 모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석 회사인 인사이더 인텔리젠스의 인사이더 폴 베르나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고 예산을 줄이며 고용 동결을 시행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모습은 다음 분기 경제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곳곳에서 향후 노동시장이 불안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6월 인사이트 글로벌이 10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80%의 미국 직원이 경기 침체 시 고용 안정에 대해 두려움을 표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관리자의 87%가 경기 침체가 닥치면 직원을 해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력 감축이나 신규 채용 감소가 중간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6월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소식이 들리자 정치 평론가 프랭크 런츠는 CNBC 방송에서 해고자들의 분노가 여론조사의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더 많은 해고와 채용 축소가 있으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런츠는 "바이든 대통령이 노동 시장을 잘못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않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간고사(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