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후폭풍] ④ 美 기준금리 연말까지 4%?…고인플레 계속되면 가능

2022-07-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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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4%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연준이 추가로 대담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 목표치를 상향 설정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런던 유럽경제금융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말까지 미국 기준금리는 3.75~4%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기준금리는 현재 1.5~1.75%다. 불러드 총재가 주장하는 수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2.25%포인트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 

7월 회의를 포함해 올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모두 4번이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4% 수준에 도달하려면 이달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더라도 남은 세 차례 회의에서 1.50%포인트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불러드 총재는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1%포인트 인상을 지지하느냐는 의견에는 직답을 피했다. 

유가를 비롯한 물가 상승이 멈추지 않는다면 연준은 긴축의 고삐를 더욱 조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일 씨티그룹은 고객 노트에서 "지난 6월 FOMC는 매달 나오는 인플레이션 지표에 반응할 것임을 보여줬다"면서 "이달에 예정된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0%포인트(100bp)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1994년 오버나이트 연방기금(FF) 금리 정책을 시행한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한번에 1%포인트 뛰게 되며, 범위는 2.5~2.75%로 높아진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지난 13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발표된 이후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로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기준금리가 3.75~4.0%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돼야 한다. 이미 15일 발표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하락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줄었다. 미시간대학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10년 기대인플레이션도 2.8%로 하락했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1.0%포인트가 아닌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9월에는 0.5%포인트, 11월과 12월에는 0.2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연말 기준금리는 3.25~3.50%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물론 이는 6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따라서 7월 CPI를 비롯해 물가지표 상승이 예상치를 웃돌면 상황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19일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 텔레비전에 출연해 "미국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진정될 것이고, 결국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전망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 등 거시경제 변수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주식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펜하이머는 "대부분 사람들과 경제학자들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지만 지난주 발표된 자료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6월 근원CPI는 전년 대비 5.9%를 기록하면서, 시장예상치 5.7%를 웃돌았다. 이는 결국 물가 상승이 전 품목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이 긴축을 강화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연말까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100%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하기도 아직은 이르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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