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 후폭풍] ③ '금리 역전' 역대 총 세 차례…과거와는 무엇이 다를까

2022-07-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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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은 최소 올해까지는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한국 기준금리는 연내에 2.75~3.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3.5%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역전은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지, 두 번째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세 번째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총 세 차례 발생했다.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당시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1차 시기인 199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닷컴 버블(거품)'로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끌어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에서 가까스로 회복하고 있던 한국 기준금리는 4.75~5% 수준이었지만 미국은 6.5%에 달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추이 [사진=아주경제 DB]

2차 시기였던 2005년은 미국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전 세계를 뒤흔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서막이 열린 시점이다. 연준은 2004년 6월부터 2년 1개월간 17회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5.25%까지 상승했지만 2007년 9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으로 금리를 하향 조정하며 막을 내렸다. 10년이 흐른 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2.25~2.5% 수준까지 인상했는데 수출 부진과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머물렀던 한국은 경기 침체를 이유로 인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2년여 동안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일어날 때마다 제기됐던 우려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지면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본부장은 "가장 최근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외국인들은 원화 채권 회수 대신 25조원 이상 대규모 원화 채권 투자에 나섰다"며 "금리 역전 폭이 75bp(1bp=0.01%포인트)로 가장 컸던 시기에도 12조원 규모 순투자가 이뤄졌다"며 금리 역전이 반드시 자본 유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급등도 후폭풍 중 하나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해 물가 상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과거 금리 역전 당시와 지금은 처한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통화 약세는 비단 원화뿐 아니라 미국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가 대부분 해당되고, 국내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확대해 환율 수준 자체가 높아진 것이어서 과거 외환·금융위기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금리 역전에 따른 지나친 우려에 대해 경계를 나타내면서 미국 기준금리 흐름에 등을 떠밀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역전 차가 커질 때 우리만 영향을 받는지, 전 세계가 같이 받는지에 따라 자본이 빠져나가는 양도 다르다"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 그것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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