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을 논의 중인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를 두고 언론 관련 정책을 관장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를 서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다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 불발 후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과방위 확보 정당성을 주장하며 대립했다.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법을 뛰어넘어 시행령을 개정해 경찰국 부활을 추진하려 한다"며 "경찰장악의 의도를 저지하고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려면 이를 소환하는 국회 행안위원장도 민주당이 맡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방위와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등 두 상임위원회를 확보하면 과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국회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등 상임위원회를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같은 민주당 입장에 대해 "여당에서 당연히 맡아야 할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마치 자기들이 양보한 것처럼 얘기하면서 그 대가로 행안위와 과방위를 가져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랜 국회 관행상 법사·운영위원장은 당연히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맡아야 하고 국가 기능과 조직의 근본에 해당하는 행안위나 과방위도 당연히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정·객관·중립적 언론 환경을 위해 여당이 과방위를 맡아야 한다"고 했다. 전반기 국회 때 민주당 단독 강행 처리를 시도한 언론중재법을 저지하기 위해 과방위 사수가 중요하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지난달 초부터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대치했다. 지난달 8일 원 구성 회담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고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마라톤 회의' 제안이 나왔으나 서로 상대에 '양보안을 먼저 내놓으라'는 요구만 오갔다.
여야는 지난 4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선출하며 후반기 원 구성 관련해 '여야가 합의해 후반기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고 이후 총 18개 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11곳, 국민의힘 7곳이라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여야는 법사위와 연계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 구성 비율 문제로 다시 줄다리기를 벌였고 과방위, 행안위, 국방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에 대한 입장차도 좁히지 못했다.
원 구성이 지연돼 입법 공백으로 치솟는 물가상승률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치권은 오는 17일 제헌절을 원 구성 협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