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데이터홈쇼핑 추가 승인보다 기존 사업자 경쟁력 확보가 먼저

2022-07-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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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 기고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동국대 영상대학원) [사진=아주경제DB]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어 달이 지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중소기업 보호와 제품 판로 확대라는 명분으로 매번 홈쇼핑 사업자 추가 승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각각 홈쇼핑 사업자가 추가되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제8 홈쇼핑이 추진되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이번 정권 출범과 함께 데이터홈쇼핑에 대한 추가 사업 승인 요구가 여러 차례 있었으며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홈쇼핑 요구는 다양하게 있었다. 중기 전용을 표방하는 홈쇼핑 사업자가 데이터홈쇼핑 채널 진출을 천명하였고, 중소기업 단체가 진출을 선언하고 지금도 활동 중이기도 하다. 여러 학자가 중기 전용 데이터홈쇼핑 사업 진출에 관해 연구하거나 기고를 게재하였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 사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어 그들의 판로 확대를 위해서는 또 다른 홈쇼핑 출범이 필요하며, 출범만 한다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결론이다. 물론 이런 연구들은 엄격한 방법론을 통해 도출된 결과지만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소비자 시청권 침해가 우려된다. 현재 12개 사업자 17개 채널을 운영하는 가운데 추가적인 사업자가 승인되면 채널 경쟁이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다. 이는 소비자 불만을 일으킬 수 있으며 홈쇼핑 매체 자체에 대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추가 사업자가 승인되면 송출 수수료 경쟁이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추가 사업자 역시 일정 수준 이상 수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황금 채널대에 진입하고자 노력해야 하는데, 채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당연히 송출 수수료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적정한 송출 수수료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되어 결국 운영 효율성 저하로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또한 자본력에 차이가 나는 TV홈쇼핑 사업자와 비교하면 데이터홈쇼핑 사업자가 경쟁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신생 데이터홈쇼핑이 설립되는 주된 근거가 중소기업 전용 채널로 중기 판로 확대를 위함이라고 하는데 이미 전체 홈쇼핑 산업 중 70%가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하고 있다. 홈쇼핑에 상품을 납품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이미 대부분 홈쇼핑에 납품하고 있고 신규로 만든 채널에까지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홈쇼핑 산업 생태계를 위한 몇 가지 검토가 필요하다. 이미 홈쇼핑 채널이 17개나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신규 데이터홈쇼핑 채널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기존 사업자들이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신규 채널을 요구하는지 자성해야 한다. 더 작은 소상공인, 지방·지역 사업자들과 협업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특히 기존 TV홈쇼핑 사업자가 겸영하는 데이터홈쇼핑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독립된 데이터홈쇼핑 사업자의 고용 수준과 겸영 사업자의 고용 수준이 다르고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양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채널 거래 시장에서도 협상력 차이가 있어서 개별로 운영되는 데이터홈쇼핑 사업자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시장의 성과가 기업 운영의 결과로 도출되는 것이 아닌 기업 규모나 협상력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환경에서 신규 사업자가 진입한다면 경쟁 기반 마련에만 해도 필요 이상의 재원을 소비할 수밖에 없으며 효율성을 유지하지 못하므로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대기업 계열이 추가로 데이터홈쇼핑을 운영하게 된다면 대기업 중심의 독과점이 심화할 가능성도 존재함을 생각해야 한다. 

홈쇼핑 산업은 신유형 커머스 출현과 함께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데이터홈쇼핑 채널 승인에 대한 논의보다는 기존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논의가 더욱 시급하다. 신규 진입 승인보다는 기존보다 완화된 규제 정책과 방향성을 통해 산업에 대한 진흥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 민관 논의체가 구성되어 합리적인 데이터홈쇼핑 발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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