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소재 거래소 첫 설립] 400% 뛴 리튬 가격에 질린 K배터리 3사 '숨통' 기대감

2022-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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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집중투자하느라 수급난 타격

가격 안정화 땐 경쟁력 반등 기회

국내에 배터리 소재 거래소가 출범할 것으로 보이면서 광물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위축을 우려했던 배터리 3사의 고민이 다소 해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린 탓에 주요 배터리 소재인 리튬·코발트·니켈 등 가격이 고공 행진했으나 거래소 탄생으로 수급 불안이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배터리 주요 소재 리튬·니켈·코발트 가격 급등

1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주요 소재로 꼽히는 광물 3종은 올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지난 8일 기준 리튬 가격은 톤(t)당 455.5달러로 지난해 80달러 대비 469.38% 급등했다. 리튬 가격은 올해 초 260달러를 돌파해 3월 472.5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금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코발트도 5만470달러에서 6만 달러로 18.88%, 니켈도 1만8180달러에서 2만2155달러로 16.91% 올랐다. 배터리업계에서는 400% 넘게 급등한 리튬은 물론 20%가량 상승한 니켈·코발트 가격도 향후 수익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 같은 배터리 소재 광물을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 단위로 공급 계약을 체결해 수급하고 있다. 이에 당장 올해 상반기 광물 가격 급등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광물 가격이 장기간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부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광물 가격이 10% 인상되면 배터리 셀 원가가 2~4%가량 늘어난다고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코발트·니켈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 등 변수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어 수급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충해야하는 상황에서 의외의 변수가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광물 수급난 우려···광산 지분투자 중국에 열위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에서는 아예 주요 광물에 대한 수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설령 곧 종전된다 하더라도 글로벌 주요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배터리 기업이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확보한 광물이 많은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는 생산 설비에 투자를 집중하느라 경쟁자들에 비해 광물 관련 지분 투자 등을 소홀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최근 5년 동안 국내 배터리 3사의 광물 관련 투자는 4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3건, 삼성SDI가 1건에 불과한 수준이다. 투자 규모를 합산해도 1500억원을 하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에 비하면 크게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CATL은 광물 관련 투자를 7건 단행했으며, 그중 규모가 공개된 5건 투자 금액을 합산하면 5118억원에 달한다. 국내 배터리 3사 대비 3.4배를 넘는 수준이다. CATL은 성공한 투자 7건 이외에도 꾸준히 광물 관련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광물 가격이 전기차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그동안 배터리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반으로 고정비 감소를 통해 원가를 빠르게 개선해왔으나, 앞으로 줄일 수 있는 고정비에 한계가 있어 광물 가격 변동성에 대한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배터리 3사 원가 안정화로 가격 경쟁력 확보 수월

이에 향후 CATL이 주요 광물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제고해 나간다면 국내 배터리 3사가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ATL이 주요 광물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 배터리 3사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가격이 급변하는 등 광물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가치사슬(Value Chain) 중에 누군가가 이러한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대상은 광산에 대한 지분투자 등에 소홀해 교섭력이 열위한 국내 배터리 기업이 해당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결국 광물 가격이 빠르게 하향 안정화하지 않는다면 배터리 3사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다소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 거래소 설립은 국내 배터리 3사에 적절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광물 가격 하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데다 소재 수급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이 시장 점유율에 비해 광물에 대한 투자가 미미했는데 거래소가 설립되면 이런 빈틈이 다소 매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생산 설비에 수조 원 넘게 투자해야 하는 배터리 기업들로서는 소재에 대한 투자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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