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Work+Vacation)'이란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 과거 일터가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업무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자연 혹은 여유로운 환경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분위기가 MZ세대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워케이션은 2015년 미국과 유럽에서 처음 시작돼 2017년 일본을 거쳐 최근 국내에서도 도입을 늘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0∼2021년 구글·네이버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2020년을 기점으로 워케이션의 소셜네트워크 버즈량(언급량)이 전년 대비 200% 늘었다"며 "관련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워케이션 근무 확대하는 기업들...부동산 개발 새 트렌드
1일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는 시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MZ세대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재택근무가 사라지고, 9시간 이상 회사에 매여 있는 근무 형태에 익숙하지 않다"면서 "일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을 잡기 위해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에서 워케이션 근무를 도입하면서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개발은 물론 주택에도 이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의 일평균 여가 시간은 평일 3.8시간, 휴일 5.8시간으로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직장인들의 이직 사유에서 '워라벨'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이직을 고려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사안'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연봉(60.5%), 안정성(45.5%)에 이어 일상생활 보장(워라벨)이 38.5%로 3위로 나타났다. 처우와 안정성에 이어 일상 여가의 보장이 MZ세대에게 중요한 이직 포인트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실제 개발자들이 많고, 평균 연령층이 낮은 IT 및 스타트업 업계는 워케이션 근무가 활발하다.
네이버는 이달부터 새 근무 형태인 '커넥티드 워크'를 실시한다. 커넥티드 워크는 주 3회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는 형태인 '타입O'와 재택근무인 '타입R' 중 하나를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도 이달부터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는 형태인 새로운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임의로 선택한 장소에서 근무가 가능하지만 오후 2∼5시에는 '집중근무'를 해야 한다.
이 밖에 야놀자, 직방, 무신사 등도 근무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개발 활발...주택 시장도 복합시설 인기
건설사들도 오피스 분양시장에서 MZ세대를 잡기 위해 입지를 비롯해 설계 등에서 워케이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무시설에 물놀이 시설, 여가, 쇼핑 등 복합 문화시설을 결합한 형태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지원시설용지 65블록에 6월에 분양하는 동탄 라이프 오피스 '동탄 푸르지오 시티 웍스'는 동탄2신도시 호수공원 앞자리에 위치해 업무와 여가를 동시에 잡았다. 동탄에서 보기 힘들었던 동탄호수공원과 도심 야경 시티뷰를 동시에 누리는 더블조망권으로 인근에는 워터프런트 콤플렉스와 문화디자인밸리, 대규모 쇼핑문화단지 그랑파사쥬 등 다양한 문화·생활 인프라도 갖췄다.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에 분양하는 '제주 테트라필드'는 설계 단계부터 일과 삶의 조화로움을 목표로 했다. 거대한 규모의 업무문화복합공간이 세워져 분산근무와 워케이션 트렌드를 충족시켰다. 중정에는 실제 제주의 나무와 풀들로 조경할 예정이다. 더퍼스트한양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선보이는 '더챔버 라티파니'는 제조형 지식산업센터와 휴식·주거 기능이 복합된 라이브오피스로 설계된다.
워케이션은 주택단지에서도 반응이 좋다. 지난 5월 국내 최초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조성된 시화MTV 거북섬 일대에 공급한 '시흥 금강펜테리움 오션베이'는 평균 8.57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됐다.
부산 기장군 일대 사계절 체류형 명품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에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오시리아'도 평균 1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기간 완판에 성공했다.
최근 미분양이 늘어난 지역인 송도에서도 해당 문화를 접목한 '더샵 송도아크베이'는 486가구(특별공급 제외)를 모집하는 데 송도 역대 최다 청약자인 2만2848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47대 1을 기록했다. 인공해변, 수상터미널, 마리나시설, 해양스포츠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워터프런트 호수와 마주하고 있는 입지로 인기를 끌었다는 평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다양한 근무 제도가 복지를 넘어 유능한 인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주요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특히 복합 오피스는 유동인구의 증가로 주변 상권 발달과 함께 지역 내 신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해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