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재할당 방식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28㎓ 주파수 할당을 논의 중이다.
연말까지 대략적인 28㎓ 주파수 재할당 방안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가 되면 28㎓ 주파수 할당 대가, 이용 기간, 활용 방안 등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28㎓ 주파수 재할당 세부 사항을 공개한다.
이동통신 3사가 28㎓ 주파수를 이용하는 기간은 내년 11월 30일까지다. 이통 3사는 기간 만료 6개월 전까지 정부에 재할당을 신청해야 하고, 정부는 이에 발맞춰 재할당 조건을 5월 말까지 만들어야 한다.
신청 기한에 임박해서 발표하기보다는 속도감 있게 재할당을 추진해 28㎓ 주파수를 활용한 혁신 서비스가 빠르게 나오도록 이통 3사의 투자를 촉진하는 편이 좋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기정통부는 고심 끝에 서울 지하철 2·5·6·7·8호선에서 28㎓ 주파수를 활용한 '와이파이6E'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아 이통 3사가 사업 확대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미국의 버라이즌 등 이통사가 28㎓ 주파수를 활용해 5G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잦은 끊김, 속도 저하 등 품질 문제가 지속되자 한국에서 사용하는 대역과 같은 서브6(6㎓ 이하)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통 3사는 투자도 마지못해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28㎓ 기지국은 SKT 1605대(10.7%), KT 1586대(10.6%), LG유플러스 1868대(12.5%)를 구축해 주파수 할당 취소 기준인 최소 요건(의무 구축 수량 1만5000대의 10%)만 간신히 넘겼다. 이마저도 이통 3사가 함께 구축한 지하철 와이파이를 공동 실적으로 인정해준 것으로, 공동 실적이 없었다면 할당 취소를 면치 못했다. 3.5㎓ 기지국은 의무 구축 수량(각 사 2만2500국)을 293~346% 초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파수 할당 당시 이통 3사는 28㎓에 각각 2000억원 이상씩 비용을 지불했지만, 현재 투자 비용 대부분을 회계상 손상 처리하는 등 사실상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28㎓ 주파수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통신 서비스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28㎓ 주파수 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다가올 6G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28㎓ 같은 초고주파 대역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오는 7월 11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 3사 수장인 유영상 S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이 장관 취임 이후 첫 공식 회동을 한다.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결정하면서 이날 간담회에서는 28㎓ 주파수 투자가 주요 안건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8㎓ 주파수 투자를 확대하도록 주문하고, 이통 3사는 정책 현실화를 요청하면서 주요 현안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