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 또한, 금리와 환율 급등 등 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가운데 보험사들의 재정건전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를 적극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전체 금융민원 중 보험민원이 작년 말 58%에 달하고, 최근 실손의료보험 관련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과 고위험자산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발생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고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시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사별로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반 년 앞으로 다가온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안정적 도입은 보험업계의 최대 현안"이라면서 "회계 시스템 안정화 및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 부채 산출부터 사후검증, 경영공시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철저한 준비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보험산업이 직면한 환경 변화와 관련해서는 "헬스케어 및 요양서비스 확대를 위해 보험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금융위와 규제개선 논의를 지속해 부수업무 범위를 폭넓게 해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 대표 10명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손해보험사 대표 10명이 참석했다.